효성티앤씨(298020),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298000) 등 효성(004800)그룹 소재 계열 3사가 지난해 엇갈린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올해는 3사 모두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효성티앤씨는 지난해부터 주력 사업인 스판덱스의 수요가 늘고 있고, 효성첨단소재는 탄소섬유 사업의 성장이 돋보인다. 효성화학은 베트남 법인이 정상화되며 수익성이 회복되고 있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효성 3형제' 중 맏형으로 꼽히는 효성티앤씨는 지난해 매출 7조6819억원, 영업이익 2460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측됐다. 전년 대비 매출은 13.52% 줄어들지만, 영업이익은 99% 늘어나는 것이다.
효성티앤씨는 속옷, 수영복 등에 쓰이는 합성섬유인 스판덱스 부문에서 시장 점유율 약 30%를 차지하고 있는 1위 기업이다. 2022년에는 코로나 탓에 최대 소비국인 중국의 공장 가동률이 한때 50%대까지 떨어지며 타격을 받았다. 효성티앤씨의 그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1% 줄었다.
지난해부터는 스판덱스 수요가 늘고 있으며 올해 전망도 좋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스판덱스 수요 증가 규모는 10만~11만톤(t)에 달하는 반면, 공급 증가 규모는 7만7000t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말부터 효성티앤씨의 스판덱스 가동률도 90%대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첨단소재는 지난해 매출 3조2561억원, 영업이익 2031억원으로 예상된다.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5%, 36% 줄어드는 것이다. 효성첨단소재는 타이어코드(타이어용 고강도 섬유 보강재) 분야 세계 1위지만, 지난해는 경기 부진으로 주력 시장인 북미와 유럽 내 수요가 악화했다.
효성첨단소재는 이익률이 30%에 달하는 탄소섬유 증설로 부진을 만회하고 있다. 탄소섬유는 철보다 무게가 4분의 1정도로 가볍지만 강도는 10배 이상 강해 고압용기, 자동차 부품 등에 쓰인다.
효성첨단소재는 2013년부터 탄소섬유를 생산해 왔고 현재 연산 1만1500t의 생산 능력을 갖췄다. 추후 총 1조원을 투자해 2028년까지 생산 능력을 2만4000t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 글로벌 탄소섬유 수요는 2022년 15만t에서 2025년 24만t으로 연평균 17%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효성화학은 지난해 매출 2조8862억원, 영업손실 1782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측됐다. 3367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2022년과 비교해 적자 폭은 줄지만, 지난해 4분기까지 9개 분기 연속 적자다.
올해부터는 실적 반등이 예상된다. 지난해 3분기부터 폴리프로필렌(PP)과 탈수소(DH) 등을 생산하는 베트남 법인의 공장 가동이 점차 정상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 법인은 지난 2018년 효성화학이 1조700억원을 투자해 설립했다. 그러나 PP 시황 둔화와 탈수소화공정에 문제가 발생하며 4~5회의 정기보수를 거치는 등 생산에 차질을 빚어 왔다. 효성화학은 지난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대전 나일론 필름 사업을 정리하며 이익률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연초 신년사를 통해 ""우리가 현실에 안주한다면 도태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시장과 경쟁사들에 대해 철저히 공부하고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