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빈패스트, 튀르키예 토그(TOGG) 등 전기차 후발주자들이 미국 시장 진입을 위해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를 찾았다.
지난 9일(현지시각) CES 2024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의 빈패스트 부스는 언론인과 업계 관계자들이 가득 모여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빈패스트는 '베트남의 삼성'으로 불리는 빈그룹 산하 전기차 스타트업이다. 2017년 설립해 작년 8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상장 첫날부터 주가가 치솟아 한때 주당 82.35달러로 시가총액이 테슬라와 도요타에 이은 세계 3위를 기록했다. 이후 폭락을 거듭하면서 한 달 만에 주가가 10달러대로 내려앉았고, 현재는 6~7달러 수준이다.
빈패스트는 미국의 관심을 사로잡기 위한 무대로 CES를 택했다. CES는 참가자 수가 13만명에 이르러 홍보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행사가 열리는 미국의 관심이 크다. 유력 자동차 기업은 CES 참석을 건너뛰기도 하지만, 빈패스트는 2022년부터 3년 연속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빈패스트는 이날 도요타 타코마와 비슷한 크기의 전기 픽업트럭 VF 와일드, 경형 전기차 VF3를 공개했다. VF3는 길이가 3114㎜로 현대차(005380) 캐스퍼(3595㎜)보다 481㎜ 짧다. 1회 충전으로 미국 EPA 기준 125마일(약 201㎞) 주행을 목표로 한다.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는데, 이 회사의 고문은 최근 인터뷰에서 가격이 2만달러(약 2600만원) 이하가 될 것이라고 했다.
튀르키예의 토그도 CES 2022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참가 중이다. 토그는 '자국산 자동차를 만들자'는 목표를 가진 정부의 주도로 철강·가전·통신 등 5개 기업이 합작해 2018년 설립한 전기차 제조사다. 회사 설립 당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직접 발표에 나서기도 했다. 튀르키예 정부가 세제 혜택과 부지 등을 지원한다.
토그가 이번 CES에서 공개한 차는 전기 세단 T10F다. 기본 모델은 최고 출력 215마력, 제로백 7.2초의 동력 성능을 발휘한다. 고가 모델은 최고 출력 429마력, 제로백 4.6초의 성능을 낸다. 배터리 용량은 52.4㎾h와 88.5㎾h 등 두 가지다.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한 모델의 완충 주행거리는 유럽 WLTP 기준으로 600㎞를 목표로 한다.
T10F는 토그가 출시한 두 번째 모델이다. 첫 모델은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T10X로, 작년 4월부터 소비자 인도를 시작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T10X의 1호 생산차량을 받았고, 튀르키예 내부에서 호응을 얻으며 2023년 해당국 전기차 판매 순위 1위(1만9583대)를 차지했다. 토그는 튀르키예에서만 판매 중으로, 연내 유럽에 진출한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