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전환에 뒤처진 혼다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를 반격 무대로 삼았다. 독특한 디자인의 전기차를 선보이며, 배터리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10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노스홀에선 혼다의 새로운 전기차 라인업을 의미하는 '0시리즈'의 콘셉트카 '살룬(Saloon)'과 '스페이스-허브(Space-Hub)'를 볼 수 있었다. 0시리즈라는 이름은 출발점으로 돌아가 완전히 새로운 전기차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는다. 혼다는 2026년 북미를 시작으로 전 세계에 0시리즈를 출시한다.
0시리즈의 살룬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바탕으로 기존의 승용차와 확연히 다른 디자인으로 공개됐다. 0시리즈의 플래그십(최고급 기종)을 담당한다. 기계 부품에 필요한 공간을 최소화하고 자동차 내부 공간을 최대한 확보했다. 혼다가 로보틱스 기술 개발로 축적한 '스티어 바이 와이어(Steer-by-Wire)' 기술을 탑재했다. 운전대가 차 바퀴와 직접 연결되지 않고, 운전대 조향을 전자장비가 인식해 바퀴를 움직이는 방식이다.
0시리즈의 스페이스-허브도 디자인이 독특하다. 넓은 실내 공간은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회를 연결하는 것을 지향한다. 살룬과 스페이스-허브는 테슬라의 요크 스티어링을 연상케 하는 나비 모양의 독특한 운전대를 장착했다.
혼다는 0시리즈에 최신 배터리 기술을 접목한다. 2020년대 후반에 출시할 0시리즈 모델은 10~15분 만에 배터리 잔량 15%에서 80%까지 급속 충전된다. 10년 쓴 배터리의 성능 저하를 10% 이내로 제한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또 독자적인 OS(운영체제)를 기반으로 사물 인터넷(IoT)과 커넥티드 기술을 지원한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사용자의 취향, 주행 중 행동, 성향을 차량이 학습해 맞춤 제안을 해준다.
혼다는 0시리즈에 적용하는 새로운 로고도 발표했다. 혼다는 "차세대 전기차 개발을 기념하기 위해 혼다 자동차를 상징하는 H 마크를 새롭게 디자인했다"고 밝혔다. 혼다는 2040년엔 전 세계에서 전기차나 수소차만 판매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