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200㎞로 도심을 비행하는 ‘에어 택시’ 기체가 공개됐다. 현대차(005380)그룹의 미국 자회사 슈퍼널은 9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24에 ‘S-A2′를 선보였다. 전기로 구동해 고속 비행에도 소음이 식기 세척기 수준에 불과하다.
S-A2는 전기 수직이착륙기(eVTOL)다. 흔히 에어 택시로 불린다. 현대차그룹은 2020년 CES에서 eVTOL S-A1을 공개했고, 4년만에 새로운 기체를 선보였다.
S-A2는 길이 10m, 폭 15m 크기다. 조종사를 포함해 5명이 탈 수 있다. 최대 400~500m의 고도로 비행한다. 도심 위를 비행해야 하는 점을 고려해 소음 발생을 최소화했다. 운항 소음은 60~70데시벨(dB)로 식기 세척기와 비슷하다. 60㎞ 이상의 거리를 비행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주 날개는 8개의 로터(Rotor)로 구성되고, 슈퍼널 로고를 본뜬 V자 꼬리 날개가 있다. 2028년 상용화가 목표다.
기체는 틸트 로터(Tilt-Rotor) 추진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착륙할 땐 로터가 수직이 돼 헬리콥터처럼 뜨고, 순항할 땐 로터가 전방을 향해 90도로 꺾이며 항공기와 같은 모습이 된다. S-A2는 수직 이착륙 시 8개의 로터 중 전방 4개는 위로, 후방 4개는 아래로 향하는 독특한 구조를 취한다. 슈퍼널은 “수직 비행을 위한 별도의 로터를 없앤 구조로 날개 구조를 단순화해 기체 무게를 크게 낮췄다”고 말했다.
만약 하나의 로터에 문제가 생겨도 안전하게 이착륙한다. 여러 개의 로터를 독립적으로 구동하는 방식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기체 내외관은 슈퍼널과 현대차·기아(000270) 글로벌디자인본부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기존 항공기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외관이다. 날개와 착륙 장치가 하나의 부드러운 형상으로 어우러져 조화로우면서도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내장은 기존 항공기 디자인을 따르지 않고 자동차의 디자인을 따랐다. 자동차 실내처럼 시트 사이에 센터 콘솔을 적용했다.
S-A2의 승객 좌석은 자유자재로 변형할 수 있다. 정해진 노선과 스케줄에 따라 운항하는 항공기와 달리 S-A2와 같은 AAM(미래 항공 모빌리티) 기체는 다양한 사용 목적에 따라 수시로 실내 공간을 변형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종석을 제외한 4인 승객석은 필요에 따라 귀빈을 위한 2인석으로, 또는 모든 시트를 덜어낸 화물칸으로도 바꿀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