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시리즈의 후반부 또는 속편으로 제작되는 '파트2′ 콘텐츠가 인기몰이 중이다. 최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이용자가 늘고, 짧은 시간에 콘텐츠를 몰아보는 수요가 커지고 있어 콘텐츠 제작사들은 기존 구독자를 얼마간이라도 더 붙잡아 화제성을 이어가려는 전략을 쓰고 있다.
9일 국내 OTT 콘텐츠 통합 순위(키노라이츠)를 보면 1위는 넷플릭스의 '경성크리처 시즌1 파트2′가, 2위는 티빙의 '이재, 곧 죽습니다 파트2′다. 두 작품은 지난 5일 나란히 파트2를 공개한 뒤 큰 관심을 받고 있다.
1945년 경성에서 벌어진 부녀자 실종 사건을 추적하다 정체불명의 괴생명체를 맞닥뜨리게 되는 '경성크리처'는 총 10회 가운데 7회를 파트1에서 공개한 뒤 관심과 혹평을 동시에 받았다. 파트2는 배경을 2024년 서울로 옮겼다. 지옥으로 떨어지기 직전 이재가 12번의 죽음과 삶을 경험한다는 내용의 '이재, 곧 죽습니다' 파트2는 완성도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두 작품의 파트1은 같은 랭킹 6위,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달 10일 개봉하는 '외계+인 2부'도 전작의 흥행 참패를 만회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극장에서 영화를 보기 전에 1부를 보려는 시청자가 늘면서 2022년 공개됐던 외계+인 1부는 현재 통합 순위 3위에 오르며 역주행 중이다.
외계+인은 '도둑들', '암살'로 유명한 최동훈 감독이 처음 도전한 공상과학(SF) 영화로 1부에만 순제작비 330억원이 투입됐다. 손익분기점은 730만명 수준이지만, 154만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외계+인 2부는 특별한 힘을 가진 신검을 차지하기 위해 현재와 고려 시대를 오가며 과거·미래 인물이 한데 모이는 이야기가 담겼다. 배급사는 CJ ENM(035760)이다.
국내 OTT 시장에서 파트를 쪼개 콘텐츠를 공개하는 것은 넷플릭스가 스페인 드라마 '종이의 집'을 한국판으로 리메이크해 2022년 6월 공개한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이 최초다. 파트2는 그해 12월에 공개됐었다. 최근엔 '더 글로리'가 파트1(2022년 12월 30일), 파트2(2023년 3월 10일)로 나눠 화제를 이어간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볼 만한 콘텐츠가 있는가에 따라 가입·해지를 반복하는 OTT 이용자가 많기 때문에 플랫폼 입장에선 이들을 잡아둘 수 있는 파트2 전략이 꽤 유효하다"면서 "창작자 측에서도 전체 이야기의 변곡점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눠 공개하겠다는 수요가 최근 많아지고 있다. 작품에 따라 적절한 공개 방식을 논의한 뒤 결정한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오징어게임은 지난해 7월부터 속편을 촬영해 연내 공개가 예상된다. 전작에서 활약한 이정재가 다시 주연을 맡았다. 마약 투약 논란이 있었던 배우 유아인을 대신해 김성철이 합류한 '지옥2′도 올해 공개가 예상된다.
영화계에서도 10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성이 입증된 작품의 후속작이 줄줄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5월엔 '범죄도시4′가, 4분기엔 '베테랑2′가 각각 개봉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