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 결합에 따른 노선 독점 우려 해소를 판단하기 위해, 유럽 노선 운수권 등을 이관받을 것으로 알려진 티웨이항공에 ‘정보 요청’(RFI·Requests for Information) 절차를 최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6일 인천국제공항. / 뉴스1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RFI는 EU 집행위원회(EC)가 기업결합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기업이나 법인에 특정한 정보를 기한 내에 제출하라고 요구할 수 있는 제도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EC로부터 여객 노선의 경쟁 제한 해소 노력과 관련된 다수의 RFI를 요구받았고, 최근 답변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EC는 지난해 5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시 프랑크푸르트, 파리, 로마, 바르셀로나 등 4개 여객 노선에서 경쟁 제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밝혔다. 대한항공의 14개 유럽 노선 중 이들 4개 노선은 아시아나항공 운항과 중복된다. 이에 대한항공은 EC 측에 이들 노선의 운수권 일부를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에 이관하는 내용의 경쟁 제한 우려 해소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유럽 여객 노선의 대체 항공사는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가 거론됐지만, 에어프레미아는 유럽 대신 미주 노선에서 독점 우려를 해소할 카드로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화물사업 경쟁 제한 우려에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부문 분리 매각’을 포함한 시정조치안을 제출해 심사가 진행 중이다.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에어인천, 제주항공 등 4곳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에 인수 의향서(LOI)를 냈다고 알려졌다.

EC는 여객·화물 노선에 대해 국적 항공사들이 각각 제출한 시정조치안과 정보 등을 종합해 다음 달 14일까지 결합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항공업계에서는 그전까지는 합병과 관련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한다.

대한항공이 이번에 유럽 경쟁당국의 합병 승인을 받으면 기업결합까지는 미국과 일본 경쟁당국의 허가만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