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력기기 업체들의 호황이 2024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 사용이 늘면서 변압기 등 전력 인프라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북미 시장은 오래된 설비의 대규모 교체 수요도 이어지고 있다.
4일 전력기기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267260)은 올해 수주 목표를 37억4300만달러(약 4조9000억원)로 잡았다. 이는 작년 31억8600만달러보다 17.4% 늘어난 수치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호황으로 수주 목표를 두 차례나 갱신했다. 작년 1월 첫 발표 때는 19억4800만달러였는데 4월 26억3400만달러, 7월 31억8600만달러로 늘었다.
HD현대일렉트릭은 북미 시장의 성장세가 올해도 견조할 것으로 보고 수주 목표를 상향했다. HD현대일렉트릭의 지난해 3분기 신규 수주액 6억7700만달러 중 북미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65%(4억3800만달러)에 해당한다.
미국 연방정부는 전기차 보급에 맞춰 전력망 확충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송배전용 변압기 수요도 늘고 있다. 수명이 오래된 변압기의 교체 수요도 풍부하다. 지난 2020년 미국 에너지부 조사에 따르면 미국 대형변압기의 70%가량이 평균 설치 수명인 25년을 초과했다. 변압기 수명은 30~40년으로 곧 교체를 시작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국 기업들은 미국 내 생산시설을 확보해 변압기 초호황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한국 전력기기 업체는 2011년 미국 반덤핑 조사를 받았는데, 전화위복이 됐다는 평가다. 한국 기업은 15~60%에 이르는 관세를 피하기 위해 미국 내 생산 시설 확충에 나섰다. HD현대일렉트릭은 미국 앨라배마 공장을 마련했고 효성중공업(298040)도 미쓰비시에서 테네시주 공장을 사들였다.
한국 기업들의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HD현대일렉트릭 854억원, 효성중공업 946억원, LS일렉트릭(LS ELECTRIC(010120)) 701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최대 126% 증가했다. 전력기기 3사의 합산 수주잔고는 지난 3분기 기준 10조원을 넘어섰다. HD현대일렉트릭 5조5000억원, 효성중공업 3조5000억원, LS일렉트릭 2조5000억원 등이다.
유럽, 중동 등 다른 지역의 신재생 에너지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세도 견조하다. LS일렉트릭은 전날 영국 위도우 힐(Widow Hill) BESS(배터리 에너지 저장장치) 프로젝트를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공사 수주 1217억원, 용역 제공 269억원 규모다. 이번 사업은 LS일렉트릭의 영국 내 두 번째 BESS 사업으로 향후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되는 유럽 신재생에너지 시장 공략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