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와르 에이 알 히즈아지 에쓰오일(S-Oil(010950)) 대표가 취임 8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굵직한 성과를 남긴 후세인 알 카타니 전임 대표에 비하면 아직 존재감이 모호하다. 에쓰오일이 9조원을 투자한 '샤힌 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마무리해야 한다는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에쓰오일 연간 매출액 추정치(컨센서스)는 전년동기대비 15.9% 감소한 35조6903억원, 영업이익은 44.7% 감소한 1조8848억원이다. 지난 3분기 국제유가, 정제마진 상승으로 깜짝 실적을 기록했지만 유가가 급락하고 석유제품 수요가 주춤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하는 상황이다.
전임 대표였던 알 카타니 전 대표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실적 악화로 고전하던 시기가 있었지만, 지난해 유례없는 호황을 겪으면서 그간 부진을 만회할 수 있었다. 지난해 에쓰오일을 비롯한 정유 4사는 영업이익이 급증하면서, 직원들에 대규모 성과급을 지급하기도 했다.
그간 알 카타니 전 대표가 쌓은 업적은 후임 대표 입장에서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알 카타니 전 대표는 신규 사업을 비롯해 임기 내 여러 성과를 내 모회사 아람코의 주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는 전, 현 정부와 사우디아라비아 사이 징검다리 역할을 하면서 대규모 투자를 성사시키는 데 핵심 역할을 한 공을 인정받고 있다.
알 카타니 전 대표는 한국과 사우디가 수소 등 신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을 모두 만났다. 지난 2019년 샤힌 프로젝트 계획을 발표했을 때 사우디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무함마드 왕세자가 참석하기도 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당시 처음 한국을 방문했었다.
향후 알 히즈아지 대표는 신사업 등 무리한 성과에 욕심을 내기보다 샤힌 프로젝트를 차질 없이 이끄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석유화학 분야 최대 규모인 9조2580억원이 투입되는 샤힌 프로젝트는 지난 3월 첫 삽을 떴다.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 스팀크래커를 비롯한 석유화학 생산설비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2026년 완공이 목표다.
샤힌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 에쓰오일의 석유화학 사업 비중은 현재 12%에서 25%까지 두 배가량 늘어난다. 정유사들은 국제유가, 정제마진 변수에 영향을 많이 받는 정유 사업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석유화학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