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펀드 KCGI(일명 '강성부 펀드') 측이 보유하고 있던 반도체 수탁생산 회사 DB하이텍(000990)의 지분 5.63%(250만주)를 DB(012030) Inc.에 매각했다. KCGI가 본격적으로 DB하이텍 주식을 사들인 지난 3월말 대비 약 18%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소액 투자자들은 KCGI가 단기간에 주식을 처분해 애초에 강조했던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명분이 퇴색했다고 지적한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DB Inc.는 전날 KCGI 측 캐로피홀딩스가 보유한 DB하이텍 지분 5.63%(250만주)를 시간 외 대량 매매 방식으로 1650억원에 사들였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DB Inc.가 보유한 DB하이텍 보통주 지분은 12.42%(551만2783주)에서 18%(801만2783주)로 증가했다. KCGI가 보유한 DB하이텍 지분은 1.42%로 감소했다.
한 주당 거래 가격은 6만6000원이다. 이는 지난 3월말 KCGI의 매입 평균단가로 추정되는 5만6000원보다 18% 높은 수준이다. 이 기간 코스피가 약 8%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익률이다.
일부 DB하이텍 소액 투자자들은 KCGI가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명분을 내세운 뒤 사실상 단기 투자 수익을 얻었다고 비판한다. 전날 공시 이후 주요 포털의 종목 토론게시판에는 KCGI를 비판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KCGI는 DB그룹 측과 대화 과정에서 나온 'DB하이텍 경영혁신 계획'을 통해 이사회 독립성 강화, 내부통제 시스템 보완 등 거버넌스를 개선하고, 배당성향 증대 등 주주친화 정책을 마련했다는 입장이다.
KCGI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는(주식 매각은) 그동안 수차례 대화로 KCGI가 지속 요청한 거버넌스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 방안 대부분을 DB하이텍 이사회 및 경영진이 전향적으로 수용한 결과"라며 "소모적 경쟁과 대립이 아닌, 일반주주와 이사회 및 경영진 간의 상호 대화를 통한 우호적 거버넌스 개선의 모범 사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