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011200) 인수 주체로 나선 하림지주 산하 팬오션(028670)이 최대 3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팬오션의 30만DWT급 VLCC ‘GRAND BONANZA’호./팬오션 제공

19일 업계에 따르면 팬오션·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은 HMM 매각 본입찰에 참여하며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금조달 계획을 제출했다. 앞서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전날 HMM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팬오션·JKL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인수가는 6조4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산은과 해진공은 향후 세부 계약 조건에 대한 협상을 거쳐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내년 상반기 중 거래를 종결할 계획이다. 하림지주는 9월 말 현재 팬오션 지분 54.7%를 보유하고 있다.

하림지주는 9월 말 현재 현금 및 현금성 자산 약 9834억원, 단기금융 상품 3103억원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하림 측이 지분에 비례해 증자 대금의 절반가량을 책임지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일부 언론과 인터뷰에서 고금리 상황을 고려해 인수 금융은 2조원 정도만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하림산업이 보유한 양재동 물류센터 부지 8만6000여㎡(2만6000평)를 활용해 팬오션 증자에 참여하거나, 이를 담보로 직접 대출을 받아 증자에 활용하는 방안, 인수금융 과정의 신용을 보강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팬오션을 보유한 하림이 HMM을 성공적으로 인수하면 한국 해운업계는 국내 1위 컨테이너선사와 국내 1위 벌크선(석탄, 시멘트 등 포장하지 않은 건화물을 그대로 적재하는 선박)사가 한 지붕 아래 있게 된다.

팬오션 측은 이날 “매각 측과의 비밀 유지계약으로 인해 입찰가격 등 입찰 내용과 세부적인 협상 조건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