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산하 새만금개발청에서 근무하던 황온후(31) 사무관이 초기 스타트업 ‘써밋플레이’로 이직했다. 연세대 토목공학과 재학 당시 만 25세에 2017년 5급 행정고시 토목직에 수석 합격해 새만금개발청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한 지 만 6년 만이다.

황씨는 새만금개발청에 들어갔을 때부터 청 내에서 화제가 됐다. 통상 토목직 수석 합격자는 국토교통부나 행정안전부로 가는데, 새만금개발청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소재지인 전북 군산은 연고지도 아니었다. 황씨는 “생각하는 걸 좋아한다. 큰 그림을 그리고 이를 실행해 나가며 성취감을 얻는 편인데, 힘이 센 큰 부처보다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택했던 것”이라고 했다.

18일부터 스타트업 기획팀 이사로 근무하게 된 황온후 전 새만금개발청 사무관. /본인 제공

새만금개발청에서 개발사업국 사업총괄과, 개발전략국 계획총괄과 등을 거쳐 대변인실로 간 황씨는 “기획뿐 아니라 평소 마케팅에도 관심이 있어 대변인실이 잘 맞을 것이라 생각했다. 소셜미디어(SNS) 데이터 분석을 통한 온라인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하지만 공직자로서 할 수 있는 일의 한계는 어느 부서든 마찬가지였다. 올여름에는 ‘잼버리 사태’까지 터졌다. 그는 “사태가 국가적·정치적 사안으로 커지면서 내가 생각하는 방향이나 대응 방식이 전혀 통하지 않아 무기력감을 느꼈다”고 했다.

이직을 위해 민간 부동산 전문 운용사 등을 살펴보던 황씨가 써밋플레이를 행선지로 정한 것은 오태현 대표의 설득 때문이었다. 황씨는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실현해 나가면서 성취감을 느끼고 싶은데, 그런 권한을 가지려면 나를 필요로하는 곳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했다. 황씨는 18일부터 써밋플레이 기획팀 이사로 근무를 시작한다. 사업 방향 설정부터 마케팅까지 총괄한다는 목표다.

써밋플레이는 발매되지 않은 음원을 사서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나 기업에 파는 플랫폼이다. 2021년에 설립돼 현재까지 누적 투자유치액이 3억7000만원인 초기 기업이다. 황씨는 “생각을 현실화 해볼 수 있는 환경이란 확신이 있기 때문에 열심히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