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K(034730)그룹 임원들 사이에서 개인과 공동체의 다양성을 강조하는 책 ‘인디아더존스’가 필독서로 자리 잡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작년 12월 도쿄포럼부터 기업의 생존 조건으로 ‘조직·기업문화의 다양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은 최 회장의 동거인 김희영씨가 이사장을 맡은 티앤씨(T&C) 재단이 출판했다는 점도 관심을 받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티앤씨재단은 지난달 30일 ‘인디아더존스: 우리는 왜 차이를 차별하는가’라는 제목의 인문교양 도서를 출판했다. 이 책은 지난해 11월 티앤씨재단이 주최한 콘퍼런스에서 다양성을 주제로 발표에 참여했던 염운옥(사회학·경희대), 조영태(인구학·서울대), 장대익(진화학·가천대), 민영(미디어학·고려대), 김학철(종교학·연세대), 이수정(범죄심리학·경기대) 교수가 공동 집필했다.

인디아더존스./티앤씨재단 홈페이지 캡처

책에는 차별에 관한 사례와 함께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1장에서는 인종차별, 2장에서는 인구 절벽과 글로벌 인재 관점에서 보는 인력 다양성을 담고 있다.

3장은 우리 사회가 가져야 할 집단 지성의 힘과 다양성을 늘릴 방안을 제시하고 4장에서는 미디어 관점에서 보는 차별을 언급했다. 5장에서는 인류가 왜 혐오를 하게 됐는지 종교적 관점에서 접근했다. 마지막으로는 우리 사회의 생존 필수 조건으로 다양성을 언급하며 산업 경쟁력 발전방안과 교육 등의 실천 방법을 제시했다.

SK 임원들 사이에서 책이 회자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최태원 회장이 조직의 다양성을 강조하는 데다 동거인인 김희영 이사장이 출판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특히 신규 임원들 사이에서는 총수의 생각을 읽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입문서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최 회장은 2021년 신년사에서 다양성에 기반한 기업 문화를 언급했다. 또 SK그룹의 이사회 구성에서도 나이와 성별의 다양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도쿄포럼에서는 지구촌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다양성을 강조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6월 ‘2023 확대경영회의’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올해 3월 신임 임원과의 대화에서도 다양성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당시 최 회장은 “다양성이 존재하는 조직은 생산효율이 20~30%가량 높다”며 “신임 임원은 회사를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관계를 만드는 역할 뿐만 아니라 조직의 다양성을 대표하는 역할도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기업들은 다양성을 존중하고 받아들이는 추세”라면서 “신임 임원 스스로가 변화해 다양성을 받아들이고, 기존의 고정관념을 벗어나 새로운 비즈니스를 찾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책을 출판한 티앤씨재단은 그간 우리 사회의 차별과 다양성에 대해 고민해 왔다. 2021년 출판해 베스트셀러에 오른 첫 번째 책 ‘헤이트’는 내 집단의 이익을 지키려는 왜곡된 공감이 타인을 향한 혐오로 변질하는 과정을 역사, 문화, 사회적으로 설명해 많은 호평을 받았다.

지난 4월에는 차이를 인정하고 공감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 ‘행복은 뇌 안에’를 출판했다. 인디아더존스는 혐오와 공감, 다양성을 말하려는 티앤씨재단 3부작의 결정판인 셈이다.

티앤씨재단은 2017년 설립된 재단법인이다. 교육, 장학 사업을 통해 아이들에게 공감을 가르치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복지 사업을 한다. 혐오, 차별과 같은 대중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미술 전시, 콘퍼런스, 도서 출판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