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수소에 이어 청정수소 발전시장 개설을 앞두고 국내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및 수소 생산 기업들의 수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두산(000150)을 비롯해 SK(034730), HD현대(267250), 포스코 등 주요 기업은 시장 선점을 위해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수소 업계와 송년 간담회에서 수소 산업에 대한 꾸준한 정책 지원을 약속했다. 수소 기술 연구개발(R&D), 시설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강화하고 청정수소 발전시장 개설도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두산퓨얼셀 수소연료전지 모습. /두산그룹 제공

올해 일반수소 발전시장에 이어 내년 청정수소 발전시장이 개설되면 기업들의 투자 효과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개설된 시장에서는 화석연료에서 나오는 추출·부생 수소(그레이수소)를 허용했지만, 내년에 열리는 청정수소 시장에서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하지 않는 청정수소(그린·블루수소)를 연료로 하는 사업만 입찰이 가능하다.

두산은 주요 기업과 파트너십을 강화해 연내 사업모델을 개발해 청정수소 발전시장 입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두산퓨얼셀(336260)은 발전용 인산형 연료전지(PAFC)를 앞세워 국내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시장 선두를 달리고 있다. 두산퓨얼셀은 올해 개설된 일반수소 발전시장 입찰 물량의 절반 이상을 낙찰받았는데, 청정수소 발전 물량까지 더해지면 연간 수주 규모는 더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다.

SK에코플랜트는 미국 블룸에너지와 설립한 합작 법인 블룸SK퓨얼셀을 통해 SOFC(고체산화물 연료전지)를 바탕으로 두산을 바짝 뒤쫓고 있다. SOFC는 두산의 PAFC 방식보다 전기효율이 뛰어나지만,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HD현대도 2025년 시제품 양산을 목표로 SOFC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청정수소 생산에 뛰어든 기업들도 주목받고 있다. SK그룹은 SK E&S를 중심으로 2025년까지 청정수소를 연간 25만톤(t) 생산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포스코그룹은 2050년까지 연간 수소 생산 700만t 달성을 목표로 수소 밸류체인 구축에 나섰다.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005490))가 주축이 돼 포스코,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 등 계열사가 수소 생산·운송·저장·활용 각 단계를 맡는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정부는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 수소법을 개정해 올해 상반기 수소발전 입찰시장을 개설했다. 청정수소발전의무화제도(CHPS· Clean Hydrogen Production Standard)를 도입해 기존의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 제도(RPS·Renewable Portfolio Standard)에 포함된 수소발전을 별도의 입찰시장에서 다루기로 한 것이다.

CHPS에 따라 한국전력(015760)공사 등 일정 규모 이상의 발전사업자는 전력 일부를 수소발전으로 생산해야 하는 의무가 생겼다. RPS도 신재생에너지로 일정량의 전력을 생산하는 의무를 부여하는 제도지만 태양광, 풍력 등이 섞여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생산비용이 비싼 수소발전이 경쟁하기 불리한 구조였다.

한국 딜로이트 그룹은 청정수소 시장이 2030년 6420억달러(한화 약 830조원)에서 2050년에는 1조4000억달러(약 181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2050년이 되면 전 세계 주요 지역 간 수소 무역을 통한 수출액 규모는 연간 2800억달러(약 362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