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전기차 수요 성장세가 주춤하며 배터리 업체들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지만, SK온은 4분기부터 본격적인 흑자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안팎에선 SK온이 경쟁사 대비 늦게 배터리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상징성과 성능이 입증된 차종 위주로 선별 수주한 전략이 빛을 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증권가에 따르면 SK온은 올해 4분기 100억~400억원 규모의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세액공제(AMPC) 추정액 약 2500억원이 영업이익에 반영된 데 따른 결과다. AMPC는 미국에서 배터리를 생산하면 1㎾h(킬로와트시)당 35달러의 세액공제를 제공하는 정책이다. 배터리 모듈까지 생산하면 10달러의 세액공제를 추가로 제공한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2021년 10월 1일 배터리 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하면서 SK온을 출범했다. 그러나 헝가리, 미국, 중국 등 해외 공장 증설과 초기 가동 비용, 경쟁사 대비 낮은 수율(생산품 중 합격품의 비율) 등으로 그간 영업이익을 내지 못했다.
SK온은 현재 미국 조지아주에서 2개의 자체 공장을 가동 중인데, 최근 미국 공장의 가동률과 수율이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 올해 1~2분기 합산 1670억원이었던 AMPC 수혜 규모도 3분기에 2099억원으로 늘었다. 김양섭 SK이노베이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4분기에 AMPC 혜택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4분기 SK온의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SK온의 주 고객사인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가 유럽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것도 SK온의 인지도와 신뢰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SK온은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차 EV6·EV9 등 현대차그룹의 주력 모델에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SK온의 현대차·기아 매출 비중은 약 50%로 추산된다.
기아의 EV9은 최근 '2024 유럽 올해의 자동차' 최종 후보에 올랐다. EV9에는 SK온의 E603 대용량 하이니켈 배터리(용량 99.8㎾h·니켈 함량 88%)가 탑재됐는데, 완충 시 주행거리가 501㎞로 기아 전기차 중 가장 길다. EV9은 '세계 올해의 차(World Car of the Year)', '2024 북미 올해의 차(NACTOY 2024)', '여성 세계 올해의 차(2024 Women's World Car of the Year)' 후보로도 지정됐다.
앞서 SK온의 E556 배터리(용량 77.4㎾h·니켈 함량 83%)가 탑재된 EV6도 국산 전기차 최초로 유럽 올해의 차(2022)와 북미 올해의 차(2023 유틸리티 부문)를 동시 석권했다. EV6와 EV9에 적용된 제품은 SF(Super Fast) 배터리로, SK온만의 특수 코팅 기술이 적용돼 18분 만에 80%까지 급속 충전이 가능하다.
SK온은 현재 미국 조지아주에 현대차와 합작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포드와도 총 3개 공장(켄터키주 2개, 테네시주 1개)을 건설하고 있다. 이 밖에도 폴스타(볼보) 등 다수 글로벌 완성차에 이미 배터리를 공급 중이거나 수주를 확보한 상황이다.
SK온은 내년에도 꾸준히 성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SK온 관계자는 "아이코닉(ICONIC·상징성 있는) 모델 중심의 선택적 수주로 전기차 수요 변화 리스크(위험 요인)에서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