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21개월째 경기를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12월 BSI 전망치가 94.0을 기록했다고 23일 밝혔다. BSI 전망치는 기준선인 100보다 높으면 전월보다 경기 전망이 긍정적이고, 100보다 낮으면 부정적이라는 의미다.
BSI 전망치는 작년 4월(99.1)부터 21개월 연속 기준선을 밑돌고 있다. 21개월 연속 부정적 전망이 나온 것은 2018년 6월부터 33개월 연속 부정적 전망이 나온 이후 최장기다.
경기 전망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87.7)은 작년 4월(94.8)부터 21개월 연속 기준선을 하회하며 부정적인 업황 전망이 나타났다. 반면 비제조업(100.5)은 휴가철 특수가 기대되는 여가·숙박 및 외식업(128.6)을 중심으로 전망이 밝았다.
제조업을 10개 세부 업종으로 구분하면,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110.5)만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기준선에 걸친 목재·가구 및 종이를 제외한 나머지 8개 업종은 모두 업황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의약품(60.0), 섬유·의복(71.4), 석유정제·화학(80.6) 등이다.
비제조업 7개 세부 업종에서는 여가·숙박 및 외식을 비롯해 정보통신(111.8), 전기·가스·수도(105.6)의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도소매, 운수 및 창고 등 2개 업종은 기준선에 걸쳤다. 전문, 과학·기술 및 사업지원 서비스(92.9), 건설(88.1) 등 나머지 2개 업종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추광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생산·소비·투자 등 실물 경기가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으나, 제조업 가동률이 여전히 전년도 평균 수준을 하회하는 등 기업이 경기회복을 체감할 만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적극적인 내수‧수출 촉진책으로 우리 경제의 강한 턴어라운드를 유도하는 한편, 산업 생태계를 붕괴시킬 수 있는 노란봉투법의 전면 재검토로 기업 심리를 진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