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주춤하며 국내외 배터리 업체들이 어려운 시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오히려 이 시기를 내실을 다질 기회로 삼고,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의 시간으로 보낸다는 계획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누적 수주액은 500조원에 달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까지 매출과 영업이익 등 경영 성과보다는 ‘안정적인 생산량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사업을 확장해 왔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북미 지역에만 8곳의 생산 공정을 신설 및 운영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수요가 위축된 시기에 기술력과 원가 경쟁력을 강화해 내실을 다진다는 구상이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이 가진 지식재산권(IP) 수는 2만8652건, 출원된 특허를 포함하면 5만여건에 달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에도 제품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프리미엄 제품인 하이니켈(High-Ni)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는 열제어 기술 수준을 높이고, 80% 중후반 정도였던 니켈 비중도 90% 이상까지 늘려 에너지 밀도를 높인다. 또 고용량·고효율 실리콘 음극 소재를 활용해 급속 충전 시간도 15분 이하로 낮춘다는 목표다.
이 밖에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중저가 제품인 고전압 미드 니켈(Mid-Ni) NCM을 비롯해 망간 리치(Mn-Rich),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등의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단순히 전기차 시장 수요에만 의존하지 않고 신재생에너지, IT 기기 등 다각적인 분야의 사업 역량을 골고루 강화한다는 목표다. 특히 잠재력이 큰 ESS(에너지저장 장치)를 중점 사업으로 보고, 관련 신기술 개발에도 전념하고 있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이달 초 ‘제3회 배터리 산업의 날 기념식’에서 “지금 배터리 사업은 마라톤(42.195㎞) 중 4~5㎞를 뛰었다”며 “원래대로 갔으면 돈이 문제가 아니라 공장 짓는 인력이 감당이 안 되는 수준이었다. 급히 성장하다 보니 간과한 여러 가지 것들이 있었는데, 이런 것들을 다지다 보면 한국 배터리가 한 번 더 도약할 수 있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