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10곳 중 6곳이 전쟁 장기화와 미·중 무역 갈등에 따른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뉴스1

2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원자재·부품을 해외에서 조달하는 제조기업 302개 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60.3%가 ‘현재 수입 중인 원자재·부품을 대체하는 방안을 마련했거나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18%의 기업은 ‘이미 대책을 마련했다’고 응답했고, 42.3%는 ‘대책을 검토 중’이라고 응답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및 미국·중국의 무역 갈등이 장기화하며 원자재와 부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방법을 찾는다는 것이다.

원자재나 부품 해외 조달 과정에서 피해를 봤다는 기업 비중은 38.7%로 2년 전(67.0%)보다 28.3%포인트 감소했다. 공급망 불확실성의 주요인이었던 코로나19 확산세가 누그러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수입 공급망 피해의 최대 요인(복수응답)으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45.7%)이 꼽혔다. 이어 코로나 여파 지속(31.0%), 미·중 무역 갈등(28.4%), 환경·탄소중립 규제(11.2%), 이스라엘·하마스 전쟁(7.8%) 등 순이었다.

구체적 피해 내용은 단가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87.9%), 물류 차질(27.6%), 조달 지연에 따른 생산 차질(24.1%) 등으로 나타났다.

대체 방안으로 기업들은 해외 거래처 다변화(34.7%·중복응답)를 가장 선호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수입 원자재·부품의 국내 조달(25.7%) ▲기존 해외 거래처의 변경 ▲수입 원자재·부품을 자체 생산(4.0%) 순으로 조사됐다.

또한 기업들은 공급망 안정에 필요한 정부 정책 과제로 ‘조달처 다변화에 따른 물류·통관 지원(33.7%)을 우선순위로 꼽았다. 이어 ▲신규 조달처 확보를 위한 정보 제공(20.0%·중복응답) ▲수입품목 국산화 지원(24.3%) ▲안정적 교역을 위한 외교 협력 강화(14.3%) ▲정부 비축물자 확대 등 안정적 재고 확보(7.3%)가 뒤를 이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정부가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신규 공급선 물류 지원 등 전폭적인 정책에 나서야 한다”며 “향후 공급망 피해 현황과 대응 실태를 조사해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