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의 50인 미만 사업장 전면 시행 관련해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철저한 준비를 위해서는 최소한 2년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20일 밝혔다.

김 회장은 이날 오전 해외 순방을 앞두고 중기중앙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예 여부를 논의한다고 하는데, 국회가 중소기업계의 절실한 목소리를 반영해 꼭 유예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지난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와의 중소기업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회장은 “50인 미만 기업은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정부 컨설팅을 받거나 설명회에 참석해도 이를 이해하고 현장에 적용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실정”이라며 “안전 전문 인력은 대기업 등에서 이미 대거 채용해 중소기업은 전문 인력을 구하기 쉽지 않고, 인건비 부담도 크다. 이 부분에 대한 정부 지원은 전무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건설업의 경우 최저가 낙찰제 등 구조적인 문제가 개선되지 않으면 중대재해법을 준수하기 어렵다. 공공부문에서조차 최저가 낙찰제가 만연한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대로 소규모 사업장까지 법이 적용되면 많은 중소기업들이 심각한 경영 위기에 직면한다”며 “중소기업은 사업주가 영업, 생산, 경영 등 일인다역을 수행하고 있어 사업주가 구속되면 폐업 가능성이 크고, 근로자도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 회장은 제도 유예와 함께 정부의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50인 미만 사업장 수가 83만여개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정부가) 지원을 더 빠르고 과감하게 시행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있다”며 “예를 들어 안전보건 관리체계 구축 컨설팅이 올해 2월부터 1만6000여개소에 지원되었으나, 이는 전체 50인 미만 사업장의 1.9%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범정부 차원 ‘50인 미만 사업장 중대재해 예방 로드맵’ 마련이 필요하다”며 “중소기업 안전보건 관리 인력 지원사업을 신설하고, 공공부문 발주 공사부터 가격 중심의 입찰제도를 최소화하는 등 건설공사 입찰 및 낙찰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