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후발주자인 디즈니플러스(+)가 한국형 히어로(hero·영웅)를 앞세워 국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디즈니+가 지난 8일 공개한 K 히어로물 ‘비질란테’는 공개 하루 만에 디즈니+ 한국 TV쇼 부문 1위에 올랐다. OTT 통합 검색·추천 플랫폼 키노라이츠가 집계한 통합 콘텐츠 랭킹에서도 10일 기준 1위를 기록했다.

'비질란테' 스틸 사진./디즈니+ 제공

비질란테는 낮에는 모범 경찰대생으로 활동하는 남주혁(김지용 역)이 밤에는 법망을 피한 범죄자들을 직접 심판하는 자경단원(비질란테)이 되는 액션 스릴러다.

마블, 엑스맨 시리즈 등 히어로 콘텐츠가 많은 디즈니가 한국 특성을 감안한 K 히어로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세계적인 갑부, 천재 과학자, 외계인 등이 초능력이나 자본을 기반으로 대대적인 결전을 벌이는 헐리우드식 블록버스터와 비교하면 K 히어로는 치킨집 사장, 슈퍼 주인 등 주변에 있을 법한 인물이 영웅적인 활약상을 보여주며 인물 간 서사를 만들어 낸다는 차이점이 있다.

월트디즈니컴퍼니의 밥 아이거 최고경영자(CEO)가 3분기 실적 공신으로 꼽았던 드라마 ‘무빙’도 비슷하다. 무빙은 초능력을 숨긴 채 살아가는 아이들과 아픈 비밀을 감춘 채 과거를 살아온 부모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액션 시리즈다. 가족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소중한 사람과 일상을 지키기 위해 싸운다는 점에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정서를 잘 건드렸다는 평이다.

디즈니+는 최근 전편을 공개한 ‘최악의 악’에서는 마약 범죄 조직을 잡기 위해 잠입 수사를 시작했다가 선과 악의 경계에서 끊임없이 고민하는 히어로를 보여준다. 올해 시즌2까지 종영한 ‘형사록’은 고시원에 사는 나이 든 형사가 뛰어난 추리력으로 적과 맞서는 생활형 영웅상을 그렸다.

대중문화 평론가 민용준 씨는 “디즈니+는 콘텐츠 제작 노하우를 기반으로 한국의 문화적 특성을 수용해 공감대를 끌어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면서 “기존 장르물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시도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플레이는 축구, 배구, 농구 등의 스포츠 중계권으로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다./쿠팡플레이 제공

한국 OTT 중에서 월 순 이용자(MAU) 수가 티빙·웨이브보다 많은 쿠팡플레이는 축구, 농구, 배구, 테니스 등의 스포츠를 내세워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단단한 팬층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제작비 부담이 없는 스포츠 중계로 빠르게 존재감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쿠팡플레이는 16일, 21일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올해 마지막 A매치인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1·2차전을 디지털로 독점 생중계한다. 16일 싱가포르전은 배성재 캐스터와 한준희 해설위원이, 21일 원정경기로 치러지는 중국전은 윤장현 캐스터와 한준희 해설위원이 각각 나선다.

쿠팡플레이는 오는 18~1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F1(포뮬러1) 그랑프리도 현장 생중계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10월 미국 그랑프리부터 F1을 생중계하기 시작한 쿠팡플레이는 국내 해설진의 한국어 해설과 경기를 놓친 팬들을 위한 다시 보기·하이라이트 서비스 등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쿠팡플레이는 다양한 콘텐츠 제공을 위해 동시다발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그중 스포츠 중계가 가장 먼저 주목받은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