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267250)의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009540)이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암모니아 운반선의 대규모 수주를 눈앞에 두고 있다. 수주 규모는 최대 1조4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8일 조선해운업계에 따르면, 덴마크 AP몰러(Moller)홀딩스는 HD한국조선해양과 9만3000㎥급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VLAC) 4척을 건조하는 내용의 의향서(LOI)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선박은 2027년 매 분기마다 1척씩 인도될 예정이다. AP몰러홀딩스는 이에 더해 VLAC 6척을 추가 건조하는 조건도 계약에 넣은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에서 추정하는 선가는 1척당 1억1000만달러(약 1440억원)이다. 옵션 선박까지 모두 만들어질 경우 최대 1조4400억원에 달할 정도로 대규모 수주다.
AP몰러홀딩스는 산하 머스크탱커스(Maersk Tankers)를 통해 2010년대초까지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등이 포함된 원유운반선대를 운용했었다. 2014년부터는 석유화학제품선(PC선)에 사업을 집중, VLCC를 처분했다. 현재 MR급(5만㎥) 등으로 이뤄진 약 120척의 선대를 보유하고 있다.
머스크탱커스는 올해부터 액화석유가스(LPG)와 암모니아를 운반할 수 있는 초대형 가스 운반선(VLGC)을 늘리며 선대를 재편 중에 있다. 유럽 페트레덱글로벌(Petredec Global)로부터 VLGC 7척을 인수했고, 일본 애스토모스에너지(Astomos Energy)에서 5척의 VLGC 용선 계약을 체결했다.
LPG선은 수소 운반체 역할로 주목받는 암모니아를 수송하기 위한 용도로 전용하기가 쉽다. LPG선의 기본 보냉 능력이 암모니아 운반에도 활용이 가능해서다. LPG의 주성분인 프로판은 영하 42°C 이하에서 액체 상태를 유지하는데, 암모니아는 이보다 높은 온도인 영하 33°C부터 액체 상태가 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9월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VLAC)이라는 선종 개념을 공식화하고, 에너지 전환에 따른 영업에 나서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6000억원대의 8만8000㎥급 VLAC 4척 수주에 성공했는데, 싱가포르 EPS, 그리스 캐피탈(CAPITAL)이 최초 고객이 됐다.
VLAC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보다는 기술 장벽이 낮지만, 다른 유조선(탱커)에 비해서는 건조 난도가 높다고 업계는 본다. 국내 조선업계의 시장 경쟁력이 전 세계에서도 높은 편으로 인정받는다. 조선업계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려면 2030년까지 매년 20척의 신규 VLAC 발주가 필요하다고 예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