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사절단에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네덜란드 정부는 1000메가와트(㎿)급 이상의 원전 2기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와 한수원은 양국 정상회담을 비롯해 네덜란드 정관계 인사와의 만남을 통해 본격적인 원전 세일즈에 나선다는 목표다.
1일 재계와 정부 등에 따르면 한수원은 한국무역협회가 지난달 31일까지 모집한 네덜란드 경제사절단에 신청했다. 사절단은 빌렘 알렉산더 네덜란드 국왕의 초청으로 오는 12월 국빈 방문하는 윤 대통령과 동행해 현지 정부와 기업 관계자들을 만난다. 네덜란드 국빈 방문은 1961년 한-네덜란드 수교 이후 처음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 2027년까지 약 5조원의 해외원전 설비 프로젝트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40년까지 탄소 중립 달성을 선언한 네덜란드는 2035년 완공을 목표로 1000㎿급 신규 원자력 발전소 2기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네덜란드에는 제일란트주(州) 보르셀 원전 단지에서 원자로 1기가 가동 중이다. 신규 원전 부지는 보르셀이나 로테르담 등이 거론된다. 네덜란드 원전 사업은 한국, 미국, 프랑스 등 3개 국가가 경쟁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수원은 40조원 규모의 폴란드 퐁트누프 원전 사업도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폴란드전력공사(PGE)와 폴란드 최대 민간 에너지기업 ZE PAK이 2035년까지 1400㎿급 원전 2기를 건설하는 내용이다. 한수원은 작년 10월 PGE 및 ZE PAK과 협력의향서(LOI)를 체결하고 사업 세부계획 수립을 위한 후속 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한수원은 체코에서도 원전 수주를 놓고 미국 웨스팅하우스, 프랑스전력공사(EDF)와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체코는 1200㎿ 이하급 원전 1기(두코바니 5호기)를 새로 건설할 계획이다.
한수원은 네덜란드 원전 수주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지난 6월 네덜란드 현지에서 ‘한국 원전 기술설명회’를 진행했다. 당시 행사에는 네덜란드 경제기후정책부(EZK), 원자력안전 및 방사성방호청(ANVS), 원전운영사(EPZ), 원자력연구원(NRG&PALLAS) 등 관계자 90여명이 참석했다.
정부 관계자는 “신규 원전 10기 수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폴란드, 체코 뿐만 아니라 네덜란드 원전 사업이 매우 중요하다”며 “최근 유럽 국가에서도 원전에 대한 중요성이 재부각되고 있어 네덜란드는 서유럽 지역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절단에는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도 동행할 전망이다. 네덜란드에는 반도체 장비 1위 기업 ASML 본사가 있다. ASML은 반도체 생산에 가장 중요한 공정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반도체 기판에 설계대로 집적회로를 프린팅하는 장비)를 전 세계에 유일하게 공급하는 기업이다.
정부는 ASML 측이 경기도 화성에 건설하려는 ‘뉴캠퍼스’에 생산 시설과 연구개발(R&D) 센터 등의 추가 투자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