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015760)공사가 올해 3분기(7~9월) 10개 분기 만에 흑자 돌아설 전망이다. 그러나 고유가·고환율 속에 반짝 흑자 이후 다시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전의 추가 자구안 마련을 전제로 전기요금 추가 인상 논의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31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다음 달 10일쯤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증권가에서 제시한 한전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조5600억원으로 10분기 만에 흑자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전망대로라면 한전은 2021년 1분기(5656억원) 이후 처음 '플러스'(+)를 기록하는 셈이다.
한전이 전력을 손해 보면서 파는 역마진 구조가 일시적으로 해소됐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국제 에너지 가격 안정 효과가 수개월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다. 다만 고유가·고환율 환경으로 4분기에는 다시 6000억원대 손실을 낼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300원대에서 고공행진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으로 브렌트유 가격도 배럴당 90달러 안팎에서 오르내리는 상황이다. 당초 한전은 올해 원·달러 환율과 브렌트유 배럴당 가격이 각각 평균 1270원, 82.8달러를 전제로 중장기 재무 계획을 세웠다.
앞서 한전은 2021~2022년 두 해에만 38조5000억원 규모 영업손실을 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후로 급등한 국제 에너지 가격이 전기요금에 제때 반영되지 못하면서다. 올해 상반기 누적 영업손실은 8조4000억원으로, 3분기 반짝 흑자를 내더라도 연간으로는 7조5000억원대 적자를 추가로 내는 셈이다.
업계 안팎에선 한전이 조만간 추가 자구책을 발표하고, 정부가 연내 전기요금 인상 논의를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한전은 정부와 역대 두 번째 희망퇴직 시행, 영업망 광역화를 통한 조직 슬림화 등을 골자로 하는 추가 자구책과 관련한 세부 내용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