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배임·횡령 등 의혹이 제기된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태광그룹 측은 이 전 회장의 공백 기간 그룹 경영을 맡았던 전 경영진이 저지른 비위 행위였다고 주장했다.
태광그룹은 25일 입장문을 내고, 경찰이 수사 중인 이 전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에 대해 이 전 회장이 수감 중이었거나 경영에서 물러난 사이 그룹 경영을 맡았던 전 경영진의 책임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그룹 차원에서 강도 높은 감사를 진행 중이라고도 덧붙였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현재 ▲태광그룹 임원의 허위 급여 지급·환수를 통한 비자금 조성 ▲태광CC 골프연습장 공사비 8억 6000만원 대납 ▲계열사 법인카드 8,094만원 사적 사용 등 혐의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이와 관련해 지난 24일 이 전 회장 자택과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사무실, 태광CC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태광그룹은 지난 8월 초부터 계열사에 대해 감사를 진행하며 그룹 계열사 티시스의 내부 비위 행위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티시스는 부동산 관리 및 건설·레저(골프장) 사업 등을 담당하는 태광그룹 계열사다. 이에 대해 태광그룹 경영협의회는 지난 8월 24일 김기유 티시스 대표이사를 해임했다.
태광그룹 측은 "경찰은 이 전 회장의 횡령·배임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실은 이 전 회장의 공백 기간 그룹 경영을 맡았던 전 경영진이 저지른 비위 행위였다는 것이 감사 결과로 확인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태광그룹은 법무법인 로백스를 감사에 참여시켰으며, 디지털 포렌식과 회계 감사도 진행하고 있다.
이어 "횡령·배임 의혹을 받는 사건이 발생한 시기에 이 전 회장은 수감 중이었거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상태였으며, 일상적 경영에는 전혀 관여한 바가 없다"라고 덧붙였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내부 감사에서 드러나고 있는 전 경영진의 전횡과 비위 행위가 전 회장의 배임·횡령 의혹으로 둔갑해 경찰에 제보된 것으로 보인다"라며 "내부 감사에 이어 경찰 수사까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비위 행위의 주체와 내용이 낱낱이 드러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