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구(장난감) 업체 손오공과 키즈 애니메이션 제작사 초이락컨텐츠컴퍼니(초이락)을 창업한 최신규 회장이 트로트 음악 작곡·작사에 이어 신인 트로트 가수 양성에 나섰다. 최 회장은 현재 캐릭터 라이선싱 겸 엔터테인먼트사인 ‘초이크리에이티브랩(초이랩)’을 이끌고 있다.
최 회장은 2019년 트로트 가수 김연자의 ‘정든 님’, ‘쑥덕쿵’, ‘어무이’ 작곡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올해 서울가요대상 조직위원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최 회장은 2012년 아들 최종일 초이락 대표에게 회사를 물려준 뒤 개인회사 초이랩을 창업했다. 초이랩은 초이락과 지분이 얽혀있지 않지만 헬로 카봇, 터닝메카드 등 초이락 IP의 캐릭터 라이선싱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사업도 병행한다. 소속 가수는 트로트 가수 김소연이 있다. 김소연은 2020년 MBC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트로트의 민족’에 출연해 2위를 차지했다. 걸그룹 에이핑크의 박초롱, 윤보미, 김남주, 오하영도 올해 4월 초이랩과 전속 계약을 맺었다. 초이랩과의 인연 때문에 에이핑크 멤버들은 초이락 신규 IP인 ‘차징 탑스피너’ 홍보에 참여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서울 양천구 목동 초이랩 빌딩 지하에 음악 녹음실(초이사운드랩)을 두고 대관 사업도 하고 있다. 7억원에 달하는 고가 콘솔이 국내에 단 2대가 있는데, 하나는 KBS에 하나는 초이사운드랩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이사운드랩은 녹음 공간이 매우 넓어 국악, 오케스트라 녹음도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음악에 대한 애정 때문에 최 회장은 장비 투자를 아끼지 않는데, 음악 산업 전체에 도움이 되기 위해 대관 사업을 시작했다”며 “대형 콘텐츠 제작사들도 종종 초이사운드랩에서 녹음 작업을 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그간 초이락 애니메이션 제작 총괄을 넘어 헬로카봇 등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도 직접 작곡해 왔다.
그는 유년시절 대학가요제 입상을 꿈꿨지만, 집안 사정이 어려워 초등학교 3학년에 학교를 중퇴해야 했다. 최 회장은 어린 나이에 금은방에서 세공 일을 하며 손재주를 익혔고, 협성공업이라는 회사를 세워 수도꼭지 사업에 성공했다. 이후 우연한 기회에 문구점 앞 ‘가챠(장난감 캡슐 뽑기)’ 를 만들게 된 것을 계기로 완구 사업에 뛰어들게 됐다. 서울화학이라는 회사를 세워 끈끈이 장난감 개발에 성공해 큰 수익을 냈다. 인생 1막이 수도꼭지 사업, 2막이 완구 사업이라면 트로트 가수 양성으로 3막을 시작한 것이다.
그의 손을 거친 첫 애니메이션은 MBC와 만든 ‘라젠카’였다. 작품 자체는 큰 성공을 이루지 못했지만 가수 고(故) 신해철이 작곡하고 부른 OST가 인기를 끈 것을 보고 최 회장은 IP의 힘을 체감했다고 한다. 이후 지속 가능한 완구 사업을 위해선 IP를 보유해야 한다고 판단, 2001년 ‘탑블레이드’ 성공에 이어 헬로 카봇, 터닝메카드까지 연달아 히트하며 ‘완구 대통령’으로 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