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 벤처캐피털(Corporate Venture Capital·CVC)의 투자 규모가 전체 벤처캐피털 투자의 31%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CVC는 일반 기업의 스타트업 투자를 위한 금융 자본을 뜻한다.
3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최근 발간한 '한국의 CVC들 : 현황과 투자 활성화 방안' 리포트에서 "지난해 CVC 투자 규모가 4조5000억원에 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같은 기간 경기 둔화로 유동성이 쪼그라들면서 전체 벤처캐피털 투자액은 14조3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7% 감소했지만, CVC는 2021년 수준의 투자를 이어갔다.
CVC는 자본 운용 주체에 따라 ▲GS벤처스, 롯데벤처스처럼 기업이 투자 전문 자회사를 설립해 자본을 운용하는 독립법인 CVC, ▲네이버(NAVER(035420)) D2SF, 현대차(005380) 제로원 등 사내에 투자 전담 부서를 만들거나 전담 인력을 할당하는 '사내부서 CVC', ▲외부 벤처캐피털 펀드에 출자하는 '펀드 출자 CVC' 등으로 분류된다. 해외 기업 CVC를 제외하면, 국내에서 운영 중인 독립법인 CVC는 총 176개사다.
특히 대기업집단 82개 그룹 중 CVC 투자 이력이 확인된 곳은 52개(63%)에 달했다. 원래 일반지주회사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CVC를 소유할 수 없었지만, 2021년 말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CVC를 설립해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할 수 있게 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36개의 대기업 독립법인 CVC 중 2022년 이후 설립된 곳은 7개사였다.
리포트는 국내 CVC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중견기업과 대기업 규제를 분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일반지주회사의 CVC 지분 100% 보유·부채비율 200% 제한, 펀드 외부자금 비중 40% 제한, 해외투자 한도 20% 제한 등 규제를 두고 있는데 이것이 대기업이 아닌 중견기업의 CVC 투자를 위축시킨다는 지적이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스타트업과 협업을 통해 전략적 성과를 창출해야 하는 중견기업이 CVC 투자에 소극적인 상태다"라며 "CVC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