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공연시장이 커지면서 클래식과 국악은 지루하고 고리타분하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예술 스타트업이 등장하고 있다. 관객이 원하는 클래식 공연을 추천해 주거나, 스타 연주자와 팬들이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는 등 고객 맞춤형 서비스가 주를 이루고 있다.

2일 인터파크에 따르면 지난해 콘서트·뮤지컬·연극·클래식 등 공연티켓 판매액은 전년 대비 134.4% 증가한 6651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클래식·오페라 매출은 340억원에서 466억원으로, 무용·전통예술은 57억원에서 133억원으로 늘었다. 공연 편수로 보면 클래식·오페라는 29.5%, 무용·전통예술은 38.3% 증가했다.

MEG컴퍼니는 기관이 원하는 주제에 맞춰 공연을 제작해준다. 작년에는 300여건의 공연을 진행했다./MEG컴퍼니 제공

시장 변화에 맞춰 스타트업 업계에서도 사업 확대에 나섰다. 관객 맞춤형 공연기획사인 MEG컴퍼니는 관객이 원하는 클래식 공연을 추천해주는 예매 사이트를 10월 중순 오픈할 예정이다. 이 사이트에서는 고객이 자신의 상황이나 장소 등을 설정하면 조건에 맞는 클래식 공연을 추천해준다.

2021년 설립된 MEG컴퍼니는 작품보다는 관객이 원하는 주제에 맞춰 공연을 기획한다. 일반인도 클래식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찾아가는 음악회와 해설이 있는 음악회 등을 제작하고 있다. 지난해 300여건의 공연을 기획하며 탄탄한 입지를 확보했고, 민간기업 중 최초로 경기도 오산에 소극장을 운영하며 프로그램 다변화에 힘쓰고 있다.

구독자 69만명을 보유한 클래식 유튜브 채널 운영사 '또모'도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또모는 클래식 전공자를 출연시킨 예능 콘텐츠를 만들어 인기를 끌었고, 이후 CJ CGV(079160), 롯데백화점 등과 협업하며 다양한 클래식 공연을 기획·제작했다. 유튜브에서 발굴한 스타 연주자와 팬들이 소통할 수 있는 아티스트 페이지를 운영하면서 팬 관리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국악 부문에서도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는 기업이 나오고 있다. '잰이펙트'는 전통악기인 가야금을 개량한 악기 '이어:가(EAR:GA)'를 만들었다. 무겁고 비싼 가야금과 달리 부피가 작고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12현·25현인 가야금 줄을 8현으로 줄여 초보자도 쉽게 연주할 수 있도록 했다. 잰이펙트는 연주 방법을 설명하는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해 소비자들의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

디에스브이사운드는 올해 1월 전통음악 음원 거래 플랫폼 '율비지엠(YULBGM)'을 출시했다. 자체 운영하는 음원연구소에서 현직 연주자와 엔지니어가 공동 작업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악기별·장르별 콘텐츠부터 상황·감정별 콘텐츠까지 모든 영상에 적용 가능한 음원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 약 1000개의 콘텐츠를 선보였다. 향후 전통음악의 디지털 악보 체계를 개발하고, 인공지능(AI) 작곡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클래식이나 전통음악에 관심을 가진 기관은 많지만, 일반인은 접근하기가 어려워 소비자층을 확대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지금은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대중화를 추진하고 있어 클래식·국악은 지루하다는 편견이 많이 깨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MEG컴퍼니와 잰이펙트, 디에스브이사운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재)예술경영지원센터가 각각 주관·주최하고 투썬캠퍼스가 운영하는 2023 예술분야 초기창업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예술 유통 활성화와 예술기업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는 기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