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두절(無頭節). 직장에서 상사가 자리에 없는 날을 뜻하는 신조어다. 기업 문화가 보수적인 한국에서 무두절은 젊은 직장인들에겐 '어린이날'로 통한다. 그만큼 젊은 직원들은 상사와 한 공간에서 오랜 시간 있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것이다.

이런 젊은 직원들의 고민을 복지 제도에 적극적으로 투영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상대적으로 젊은 사람이 많은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중견기업과 대기업에서도 업무 공간에 자율성을 두거나 자유롭게 조기 퇴근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 직장 상사와의 '거리 두기'를 보장하고 있다.

일러스트=손민균

롯데글로벌로지스에는 '노 리더 데이(No Leader Day)'가 있다. 임원, 팀장, 지점장, 센터장 등 보직자들은 한 달에 한 번 연차를 소진하고 출근하지 않는다.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 향상 및 주도적 업무수행을 통해 자율성을 높이자는 의미에서 지난해 8월 도입했다.

또 팀원은 한 달에 두 번 2시간 일찍 퇴근하거나 늦게 출근할 수 있는 '행복 티켓' 제도도 운용 중이다. 사전에 결재받지 않아도 자유롭게 쓸 수 있다. 원래 한 달에 한 번이었지만, 직원들의 요청에 따라 두 번으로 늘렸다. 두 제도가 있는 롯데그룹 계열사는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유일하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일반 직원뿐 아니라 보직자에게도 두 제도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며 "당일에 행복 티켓을 이용하면 연차를 소진하지 않고 병원이나 은행 등 꼭 필요한 업무를 처리할 수 있어 (직원들이) 삶의 질이 높아졌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제주항공(089590)은 이달부터 '워케이션'제도를 도입하고 시범 운영 중이다. 워케이션은 '워크(일·work)'와 '베케이션(휴가·vacation)'을 합친 단어다. 사무실에서 벗어나 휴양지에서 일하며 업무 스트레스를 줄인다는 취지에서 도입했다. 현재는 제주시 연동에 있는 제주항공 본사 사무실을 활용하고 있는데, 향후 부산, 일본 등으로 거점을 넓혀갈 계획이다.

SK(034730)그룹 계열사에는 2주 80시간(1주 40시간 기준) 근로 시간을 만족한 직원에게 월 1회 금요일 휴무를 주는 '해피 프라이데이(Happy Friday)' 제도가 있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와 SK는 2018년부터 한 달에 두 번 금요일에 쉬는 주 4일 근무제를 운용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때 재택근무를 하면서 꼭 상사 앞에 앉지 않아도 일을 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이런 제도에 대한 직원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