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화물항공사 에어인천이 대형 화물기를 도입하고, 미주 노선 취항을 검토하고 있다.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의 기업 결합 심사에서 항공 화물 사업 독과점 여부가 쟁점이 되는 가운데, 에어인천이 미주 노선 새로운 경쟁사로 떠오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인천은 대형 화물기 B777-300ERSF을 다섯대를 내년 3분기 말부터 차례로 들여올 예정이다. 가장 유력한 취항 노선은 미국이다. 에어인천 관계자는 “최근 리스사들과 미팅을 진행하고 대형화물기를 도입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 취항은 회사의 중요한 계획으로, 검토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에어인천은 지난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소시어스에 인수되며 사업 확장에 단계적인 목표를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기를 도입해 미주 노선에 취항하는 것 역시 그 계획의 일부분이라는 것이다. 한미 간 항공자유화 협정에 따라 운수권이 없이도 양국에서 화물을 운송하거나 양국을 경유해 제3국에 화물을 운송할 수 있다.
미주 노선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 과정에서 화물 경쟁 제한 이슈가 걸려있다. 지난 5월에는 미국 법무부(DOJ)가 기업결합을 막기 위해 소송을 검토 중이라는 현지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법무부는 특히 반도체 등 전략 물자 운송을 한 회사가 가져가는 것에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인천은 기업 결합 과정에서 항공 화물 시장의 새로운 경쟁자가 되고자 미주 노선을 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은 현재 티웨이항공(091810)에 화물기도 대여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매각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에어인천은 중단거리 화물 전용기 B737-800SF 4대를 기반으로 중국, 일본, 몽골,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아시아 노선에서 운항하고 있다. 국내 항공사 중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089590)이 전용 화물기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화물기만 운용하는 항공사는 에어인천이 유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