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000880)가 한화정밀기계 인수 계획을 철회했다. 한화는 26일 공시를 통해 “사업 및 경영 환경 등의 급격한 변동으로 인해 한화정밀기계 지분 취득으로 인한 제품·사업 경쟁력 제고 및 시너지 확보가 불투명해짐에 따라 상호 합의 하에 주식 매매계약을 해제했다”고 밝혔다.

서울 중구 장교동 소재 한화빌딩/한화 제공

한화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요인으로 태양광과 배터리 산업이 커지고 있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모멘텀이 북미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한화정밀기계를 인수할 경우 자금 확보가 어렵다는 것이다. 한화모멘텀은 이차전지·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 공정 장비와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다.

앞서 한화는 지난해 7월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자회사인 한화정밀기계를 약 525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한화정밀기계의 반도체 후공정 패키징 장비 사업을 결합해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한화는 1년 2개월 만에 한화정밀기계 인수를 철회하고, 한화모멘텀의 반도체 전공정 사업을 한화정밀기계에 양도하기로 했다. 한화모멘텀은 태양광·이차전지 사업에 집중하고, 한화정밀기계는 반도체 전후공정 사업 통합으로 독자적인 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