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10대 그룹 총수들이 다음 달 사우디아라비아 출장길에 오를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초대형 신도시 사업인 네옴시티 수주를 위한 총력전을 준비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내달로 예정된 중동 방문에 10대 총수들과 함께 가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네옴시티는 사우디 북서부에 서울의 44배 넓이인 2만6500㎢(약 80억평) 규모의 초대형 신도시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총사업비만 5000억 달러(약 664조원)에 달한다.
정부는 당초 건설사 최고경영자(CEO) 중심으로 사우디 방문을 추진했으나 네옴시티 수주 총력전을 위해 10대 그룹 총수급으로 방문단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는 네옴시티 수주를 위해 사우디와의 협력 강화를 추진해왔다. 이재용 삼성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005380) 회장, 박정원 두산(000150) 회장, 이재현 CJ(001040) 회장 등은 지난해 11월 방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숙소를 찾아 2시간가량 차담회를 겸한 회동을 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정기선 HD현대 사장은 회동을 마친 뒤 “우리가 오랫동안 같이 여러 사업을 해왔고, 앞으로 여러 가지 미래를 같이 한번 같이 만들어보자고 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빈 살만 왕세자 방한을 계기로 열린 투자포럼에서는 국내 주요 기업과 사우디 정부·기관·기업들이 26건에 달하는 투자계약 및 양해각서(MOU)를 한꺼번에 체결했다.
당시 사우디 고위급 인사들이 잇따라 방한해 정부, 기업인들과 만난 만큼 양국의 최고위급 회동 성사를 위해 사전 조율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이달 초에는 왕세자의 최측근이자 이른바 ‘금고지기’로 알려진 야시르 오스만 알 루마이얀 아람코 회장 겸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총재가 한국을 찾아 정기선 사장 등을 만나기도 했다.
네이버의 네옴시티 수주도 관심사다. 사우디는 한국형 스마트 시티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다.
알오테이비 차관은 지난 3월 사우디 수도 리야드 자치행정 주택부 청사에서 네이버와 ‘국가 차원 DX(디지털 전환)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지난 2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데이터인공지능청(SDAIA)·국가정보센터(NIC)·국가데이터관리단(NDMO) 소속 방문단이 로봇 친화형 빌딩 네이버 제2 사옥 1784를 방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