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에 뷰티·패션 등 콘텐츠를 올리며 구독자(팔로어) 4만3000명가량을 확보한 인플루언서(influencer·영향력 있는 사람) 윤서진씨는 최근 인플루언서 마케팅 스타트업 젤리케니가 기획·제조한 여성용 트렁크 파자마 4800장을 3일 만에 완판시켰다. 이 기간 매출은 총 7200만원이었다.
김자원 젤리케니 대표는 “50만 팔로어를 보유한 인기 인플루언서가 무조건 대박을 치는 건 아니다”면서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가 4000명일 때 400명에게 판매한, 팔로어의 10%를 움직여 본 경험이 있는 나 같은 인플루언서를 찾는 게 창업 목표였다”고 말했다.
최근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 콘텐츠를 올리는 인플루언서가 광고 주역으로 떠오르자 스타트업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구독자 수는 상대적으로 적더라도 광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인플루언서’에 주목해 기회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프리미엄 독채 숙소 예약 플랫폼 파인스테이스는 지난 7일 숙소 이미지에 적합한 인플루언서를 연결해 주는 파인크루라는 기능을 선보였다. 2030 세대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리뷰를 찾아보고 숙소를 예약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파인크루 운영사 바카티오의 지현준 대표는 “그동안 사업자 입장에선 적합한 인플루언서를 찾기 어렵고 비용 대비 효용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며 “이미지를 중심으로 여행 인플루언서인 ‘여행소희’가 엄선해 연결해 주는 서비스를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정성적·경험적으로 진행돼 온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을 데이터화하는 스타트업도 있다. 카카오(035720) 출신이 만든 피처링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으로 인플루언서 데이터를 분석해 영향력을 점수화하고, 이를 기업에 제공한다. 제일기획(030000)을 비롯해 LG전자(066570), 카카오, 신세계(004170), LF(093050), CJ올리브영 등 약 8600개사가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일찌감치 가능성 있는 인플루언서를 발굴하려는 행보도 이어지고 있다. 숏폼(짧은) 영상 플랫폼 닷슬래시대시는 인플루언서 1500명, 브랜드 20개를 초청하는 ‘닷슬래시대시캠프’를 10월 초부터 사흘간 충남 태안 어은돌 해변 일대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캠프에 참여한 인플루언서들은 자유롭게 브랜드 체험 행사나 프로그램을 즐기면서 플랫폼에 콘텐츠를 올리고, 브랜드는 이 중 마음에 드는 콘텐츠를 대가를 주고 쓸 수 있다.
이창우 닷슬래시대시 대표는 “인플루언서는 숏폼 기록으로 합당한 보상을 받고, 브랜드는 보다 낮은 비용·노력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공급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마케팅 분석업체 인플루언서마케팅허브에 따르면 글로벌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 규모는 지난해 164억달러(약 21조7000억원)에서 올해 211억달러(약 28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인플루언서 스타트업이 우후죽순 나오고 있는데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가성비 인플루언서를 발굴하는 것만큼 양질의 제품(서비스)을 매칭하는 것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