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밤 10시 구독자 180만명의 인기 크리에이터 ‘입짧은햇님’은 소상공인이 판매하는 한우불고기, 명란젓, 수제 김부각 먹방(먹는 방송)을 실시간으로 진행했다. 시청자들은 먹방을 보면서 영상 하단에 있는 ‘더보기’를 누르면 연결되는 위메프 등의 온라인 사이트로 넘어가 방송에서 나오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었다. 7000명이 넘는 시청자들은 실시간 채팅에서 구매 인증 글을 줄줄이 올렸다.
소상공인의 온라인 진출을 지원하는 플랫폼 ‘가치삽시다’를 운영하는 중소기업유통센터도 최근 먹방 인기 크리에이터 ‘히밥(구독자 152만명)’을 섭외해 소곱창, 돼지갈비를 판매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유튜브를 라이브커머스(온라인 쇼핑 생방송)로 활용하는 중소기업, 소상공인이 늘고 있다. 유튜브 라이브커머스는 좋아하는 크리에이터의 영상을 보면서 영상 속 제품을 편하게 구매할 수 있다. 유튜브는 대한민국 10명 중 8명이 월평균 33시간을 이용한다.
중소기업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을 이용하면 판매 수수료로 매출의 약 30%를 떼줘야 하고, 온라인 사이트만 운영할 경우 상위 노출을 위한 광고 비용이 만만치 않다”면서 “유튜브를 이용하면 크리에이터 섭외 비용만 투자하거나 직접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할 수도 있어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이미지나 텍스트(글)로 제품을 설명하는 것보다는 영상으로 보여주는 게 소비자 선택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유튜브에 콘텐츠를 올리며 자사 인터넷쇼핑몰을 운영하는 사업자도 있다. 술안주를 리뷰해 영상을 올리는 크리에이터 ‘참PD(구독자 117만명)’는 영상 속 음식을 유튜브 더보기로 판매한다. 쇼핑몰이 유튜브와 파트너십을 맺은 카페24(042000)를 통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더보기 링크뿐만 아니라 영상 안에 있는 제품 태그 기능을 통해서도 사이트로 연결되도록 했다.
유튜브는 한국 쇼핑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1년여간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에 있는 라이브커머스 개발 인력이 전원 한국에 들어오는가 하면, 뷰티·패션·먹방 등 유명 크리에이터와 쇼핑 기능 활성화를 위한 좌담회를 열기도 했다.
네이버(NAVER(035420)) 스마트스토어로 쇼핑몰을 운영 중인 한 소상공인은 “네이버, 쿠팡은 판매자 경쟁이 너무 심해 광고를 해도 의미 있게 노출되기가 쉽지 않다”며 “유튜브는 아직 초기라 시장 선점을 위한 눈치 경쟁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