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해양(009540), 한화오션(042660), 삼성중공업(010140) 등 조선 '빅3′가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고 있다. 친환경 선박과 자율운항 선박 등 미래 시장을 사수하기 위해서다.

2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형 조선사 3사는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비로 1256억원을 사용했다. 지난해 동기 1032억보다 21.7%(224억원) 늘었다. HD한국조선해양의 연구·개발비는 작년 상반기 433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572억원으로 32.2%(139억원) 증가했고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도 각각 16.6%(53억원), 11.1%(31억원) 늘었다.

지난달 17일 울산항에서 세계 최초로 그린 메탄올 1000톤이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컨테이너 선박에 공급되고 있다. /해양수산부 제공

조선 빅3의 연구·개발 실적은 친환경 선박 관련 투자가 두드러졌다. 액화천연가스(LNG), 메탄올, 암모니아 등 저온 액체연료를 저장·수송할 수 있는 소재부터 연비를 최소화하는 선박 등이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지난달 제80차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를 열고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을 0(넷 제로)으로 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IMO는 넷 제로를 위해 탄소배출 관련 기술·경제 규제를 2027년부터 운영하기로 했다. 유럽연합(EU)은 2024년부터 해운 분야에 탄소배출권거래제(ETS)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상균 HD현대중공업(329180) 사장은 최근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에서 "환경 규제에 대응하는 친환경 연료 추진 엔진 기술을 개발하는 데 더 매진해야 한다"며 "SMR(소형모듈원자로), CCS(탄소 포집·저장) 등 미래 먹거리 사업 관련 기술 개발도 잘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환경 선박 관련 연구·개발 투자는 수주로 이어지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이 수주한 선박 가운데 친환경 선박 비중(금액 기준)은 2021년 59%(136억2000만달러)에서 지난해 78%(187억8000만달러)로 늘었다. 올해 들어서도 건조 계약을 따낸 선박의 79%(122억7000만달러)가 친환경 선박이었다.

한화오션도 전체 수주 실적 중 친환경 선박 비중이 2021년 57%(61억9000만달러) → 2022년 91%(95억4000만달러) → 2023년 87%(12억8000만달러)로 커졌고, 삼성중공업 역시 2021년 71%(87억달러) → 2022년 93%(87억달러) → 2023년 97%(61억달러)로 증가했다.

연구·개발의 또 다른 축은 자동화다.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모두 자율운항 설루션을 개발하기 위한 실증을 이어가고 있다. 조선소 현장에 로봇 배치를 늘리고, 디지털 트윈(Digital Twin·가상 모형) 기술을 접목하려는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