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2차전지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LG에너지솔루션(373220), SK온, 삼성SDI(006400) 등 배터리 3사가 1년 사이 직원을 3500명 넘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후발주자인 SK온은 1년 만에 직원을 50% 넘게 늘리며 체급을 빠르게 키워가고 있다.
16일 각 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SK온의 6월 말 기준 직원 수(기간제 포함)는 331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170명(54.7%) 증가한 수치이며, 지난해 말과 비교해도 329명(11%)이 늘었다. 매달 100명씩 채용한 셈이다.
현재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 중인 SK온은 하반기에도 많은 인원이 합류할 전망이다. 지난 5월부터 시작된 신입사원 채용은 필기(6월)와 면접(7~8월)을 거쳐 오는 9월 최종 입사자를 발표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6월 말 기준 직원 수가 1만1793명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688명(16.7%) 늘어난 것으로, 채용 인원만 놓고 보면 3사 중 가장 많았다. 삼성SDI는 에너지솔루션(배터리 사업) 부문 직원 수가 1만138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1명(7%) 늘었다.
배터리 3사는 공격적인 채용 경쟁을 펼치고 있다. 향후 몇 년간 수십조원 단위의 투자 계획을 내놓은 상황에서 산업의 성장 속도를 따라가기 위해선 자금 뿐만 아니라 인재를 확보하는 일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가 2020년에 추산한 배터리 산업 전체 인력 부족률은 13.3%를 기록했다. 이는 차세대반도체·신금속·차세대세라믹·첨단화학·하이테크섬유 등 5대 신산업 평균 인력 부족률(2.5%)보다 10%포인트(p) 이상 높은 수치다.
여기에 최근 2년 새 전기차·배터리 산업이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면서 구인난이 더 심해졌다는 것이 업계의 목소리다. 배터리 3사는 1년 내내 수시 채용을 진행하고 국내 대학과 협업해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인재 양성에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연세대, 고려대, 한양대 등에 이른바 ‘배터리 학과’를 만들어 석·박사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등록금과 생활비를 지원하며, 학위 취득과 동시에 취업을 보장하는 조건도 달려 있다.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에는 각각 포스텍·서울대와 산학협력을 맺고 연구개발(R&D) 네트워크 구축 및 우수 인력 양성을 위한 산학 공동 협력체계를 마련했다.
삼성SDI 역시 포스텍·서울대·한국과학기술원(KAIST)·한양대 등 4개 대학과 인재 양성 협약을 체결했고, 향후 10년간 학사 200명, 석·박사 300명의 장학생을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SK온도 KAIST·UNIST·한양대·성균관대 등과 협력해 학비 지원, 졸업 시 채용 등의 조건을 내걸고 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해외 인재 확보를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4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글로벌 우수 인재 채용 행사’를 개최해 매사추세츠공대(MIT), 스탠퍼드대,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등 재학생과 연구소 인력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7월 각 사업부 임원이 직접 나서 국내와 미국 뉴욕에서 박사급 인력을 대상으로 하는 ‘테크&커리어 포럼’을 열었다. SK온 역시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진행된 ‘SK이노베이션 글로벌 포럼’에서 해외 인재와 현지 전문가를 대상으로 별도의 채용 면접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