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어려우면 검색광고가 뜬다. 인크로스는 100% 자회사 마인드노크를 통해 이 시장을 준비해 왔다. 기존에 잘하던 디스플레이 광고, 퍼포먼스 광고를 넘어 검색광고까지 디지털 광고 전 영역을 아우르는 원스톱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다."

SK그룹 계열 미디어렙 인크로스(216050)의 손윤정(49) 신임 대표는 지난 2일 서울 관악구 본사에서 조선비즈와 만나 "검색은 고객이 구매를 위해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효율이 높다는 점에서 광고주들이 예산을 줄이지 않고 지속 투자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경기가 어려우면 당장 가시적인 실적을 측정하기 어려운 브랜드 광고보다는 검색광고 중심으로 예산을 투입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손윤정 인크로스 대표는 2일 서울 관악구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SK그룹과의 시너지를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크로스

미디어렙은 광고주(기업)가 매체에 광고를 게재할 때 중간에서 광고주를 대신해 광고 지면, 시간 등 광고를 효율적으로 노출할 수 있도록 전략을 수립하고 위탁해 수수료를 받는 사업을 말한다. 쉽게 말해 광고주 의뢰로 제작된 광고를 매체(유튜브, 네이버, 메타 등)에 유통하는 일이다. 디지털 광고 시장 비중이 전체 50%를 넘어설 정도로 성장하고, 광고를 실을 수 있는 매체가 다양, 복잡해지면서 미디어렙의 역할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인크로스의 디지털 광고 취급고 역시 2022년 4432억원으로 최근 5년 사이 연평균 18.2%의 성장세를 보였다.

인크로스는 지난해 7월부터 검색광고 시장 본격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자회사 마인드노크에 인력 구성 등을 시작, 최근 세팅을 마무리했다. 검색광고를 손쉽게 운영하고 관리할 수 있는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애드테크(광고+기술) 자회사 솔루티온이 이를 지원한다.

손 대표는 최근 구글·애플 등의 주요 매체가 동의받지 않은 이용자 사이트 방문 기록(쿠키) 기반의 비식별 데이터 사용 제한 정책을 펴는 것 역시 인크로스에 기회가 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기존의 쿠키 기반으로 사용자를 따라다니며 광고하던 타깃팅 광고 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커지고 있어 식별 데이터를 활용한 광고 기법이 부상할 전망"이라면서 "식별 데이터가 많은 SK텔레콤과 그간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상품을 기획하며 노하우를 쌓아온 인크로스가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식별 데이터는 이미 공개된 정보나 보조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을 식별할 수 있도록 한 데이터를 말한다. 타깃을 보다 명확히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2007년 티노솔루션즈로 설립된 인크로스는 2009년 지금의 이름으로 상호를 바꿨고, 2019년 6월 SK텔레콤(017670)에 인수됐다. 2020년 3월 SK텔레콤의 100% 자회사인 SK스토아의 광고매체 대행 사업을 양수받았다. 이후 2020년 4월 SK텔레콤과 함께 문자서비스 기반 커머스 광고상품 '티딜'을 공동 개발,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었다. SK텔레콤의 인적분할로 2021년 11월 기준 최대주주가 SK스퀘어(402340)로 변경됐다. SK스퀘어에는 SK쉴더스, 11번가, 원스토어, 콘텐츠웨이브, 티맵모빌리티 등 플랫폼 사업자가 많고 광고가 주 수익원인 경우가 많아 인크로스가 할 수 있는 역할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는 시장 평가가 나온다.

그래픽=정서희

인크로스는 KT(030200) 계열 나스미디어, CJ ENM(035760) 자회사 메조미디어에 이어 취급고 기준 업계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손 대표는 "온라인 광고 판매 중심으로 사업해 온 경쟁 미디어렙사와 달리 인크로스는 SK텔레콤의 티딜, 앱 마켓 원스토어 기획, 개발, 운영 대행 등까지 전 과정을 경험해 봤고 내부적으로 할 수 있는 역량이 갖춰져 있다는 점이 경쟁력"이라면서 "광고시장 트렌드를 읽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크로스를 통해 원스톱 광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매체를 전방위로 확대할 것"이라며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 스마트TV 업체 등이 주도하는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Connected TV, Free Ad-Supported TV) 시장 진출 등 다양한 신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2013년부터 동영상 광고 플랫폼 '다윈'을 개발, 운영해 온 만큼 관련 기술력을 갖고 있는 데다 TV가 콘텐츠를 스트리밍하는 역할로 사라지지 않을 것이란 판단 때문이라는 게 손 대표의 설명이다.

한국외대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마친 손 대표는 인터넷 붐이 일던 1999년 동아닷컴을 시작으로 광고 업계에 뛰어든 뒤 인크로스 미디어렙 사업 부문의 전신인 에어크로스에 2001년 합류했다. 인크로스에서 IMC마케팅실장, 광고사업본부장, 사업총괄을 차례로 역임하면서 디지털 광고 사업과 티딜 등 핵심 사업 부문의 성장을 견인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