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본격화하면서 전력 수요가 2주 뒤면 절정에 달할 전망이다. 전력피크 기간을 앞두고 전력당국을 비롯한 전국 발전소에서는 수급 관리에 긴장하고 있다. 전력피크는 전국 발전설비를 모두 가동할 만큼 전력 수요가 연중 최대 수준으로 급증하는 시점이다.

폭염이 이어지며 전력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7월 3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한국전력공사 경기지역본부 전력관리처 계통운영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전력수급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전력(015760)공사, 전력거래소 등 유관기관은 지난 6월 26일부터 하계 전력수급 대책기간을 운영하고 있다. 하계 전력수급 대책기간은 전력 수요가 늘어나는 여름철에 시행된다. 올해는 예상보다 이른 무더위에 일주일 앞당겨 시작됐고, 종료일도 9월 15일로 일주일 연장됐다.

현재 전력 공급예비율(7월 4주차 기준)은 20%대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공급예비율은 실제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 중 남아있는 전력 비율을 말한다. 보통 공급예비율이 10% 이상 유지되고 있다면 급격한 수요의 증가나 발전소 고장, 정비 등에도 대처가 가능한 수준이다.

산업부는 올해 여름 최대 전력 수요를 8월 둘째 주, 약 92.7기가와트(GW)로 내다봤다. 이달부터 장마가 끝나면서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데다 2주 뒤면 하계휴가를 마치고 대부분의 산업체가 업무에 복귀하는 만큼 전력 수요가 최고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근 3년간 여름철 최대 전력 수요는 2020년 89.1GW에서 2021년 91.1GW, 2022년 93GW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다만 원전 가동률 확대로 올해 전력 공급 예비력은 8월 둘째주 기준 8.6~13.7GW로 2018~2022년보다 높은 수준으로 예상됐다.

전력수급 대책기간에 들어서면서 각 기관은 대내외 행사를 최소화하고 전력 수급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기관별로 종합상황실이나 대책본부 등을 운영하며 24시간 비상 관리 체제로 전환했다. 정부 관계자나 경영진이 직접 주요 지역 사업소를 찾아 현장 점검을 실시하는 빈도도 높아졌다.

최근 한전은 폭염에 대비해 전력설비를 일제 점검했다. 노후 및 과열 송·변전 설비는 열화상 진단을 시행하고, 과부화 우려가 있는 배전용 변압기는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다. 공동주택 특별관리를 통해 자체 변합기를 보유한 아파트 단지에 열화상 진단을 지원하고, 노후되거나 과부하 우려가 있는 아파트에는 절전 및 용량 증설을 안내했다.

한국남동발전은 기상 이변에 대비해 9개 자체 신재생에너지 발전단지를 중심으로 기술 점검에 나섰고, 한국남부발전은 여름철 전력수급 비상 모의훈련을 실시했다. 한국중부발전은 현장 전력수급 준비태세 및 안전관리 상황을 점검하고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18기 발전기에 대한 계획예방정비공사를 시행했다.

한국서부발전의 경우 지난달 28일부터 김포열병합발전소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김포열병합발전소는 서부발전과 두산에너빌리티(034020)가 개발한 270메가와트(MW)급 한국형 가스터빈을 시운전 해왔다. 이번 가스터빈 상업운전으로 수도권 전력계통은 물론 국가 전력수급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는 게 서부발전 측 설명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때 이른 무더위에 대비해 전력수급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라며 “발전기, 송전선로 등 전력공급설비 정비, 발전용 연료 수급관리 등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