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독일 방산업체 라인메탈을 제치고 호주 정부와 수조원 규모의 장갑차 공급 계약을 따냈다고 호주 언론이 2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레드백(Redback) 장갑차.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이날 외신에 따르면 호주 정부는 한화 측에 보병전투장갑차(IFV) ‘레드백(Redback)’ 129대 제작을 위한 계약을 체결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독일 라인메탈 장갑차 ‘링스(Lynx)’의 입찰가가 더 낮았지만 성능 면에서 한화의 레드백이 링스보다 우수한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의 레드백은 호주 시장을 겨냥해 개발됐다. 이름 역시 호주에 서식하는 독거미인 ‘붉은등과부거미’의 이름을 따 지어졌다. 중량은 42톤(t)이며, 크기는 길이 7.7m·너비 3.64m·높이 3.72m다. 최대 시속은 65㎞, 항속 거리는 520㎞다. K9 자주포에 탑재되는 파워팩(엔진 및 변속기)이 장착됐고, 30mm 기관포를 주무장으로 갖췄다.

앞서 호주는 2019년 9월 ‘랜드(LAND) 400 3단계 사업’을 발표하며 장갑차 보급 계획을 세웠다. 이 프로젝트는 호주 정부가 보유한 노후 장갑차를 신형 기종으로 교체하는 사업이다. 레드백과 링스가 최종 후보에 올랐다.

라인메탈은 이미 호주 브리즈번에서 또 다른 장갑차 ‘복서’를 생산하고 있어 이번 사업에서도 계약을 따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호주는 최근 독일 정부와 브리즈번에서 생산되는 복서 100대를 독일로 역수출하는 내용의 계약을 맺기도 했다.

그러나 호주 정부가 라인메탈이 아닌 한화를 선택하게 되면서 현지에선 라인메탈 브리즈번 공장이 2026년에 문을 닫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호주의 장갑차 역수출 계획도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외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