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극재 업체들이 올해 2분기에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이익률은 업체 간 차이를 보였다. 에코프로비엠(247540)은 6%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지만, 포스코퓨처엠(003670)의 이익률은 4%대에 그쳤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엘앤에프(066970)도 4%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코프로비엠이 경쟁사 대비 높은 이익률을 기록한 이유는 포항캠퍼스 내에 재활용-전구체-양극재로 이어지는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갖춰 물류비를 절감하고, 생산 효율성을 높인 것이 주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손민균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올해 2분기 실적이 매출 1조9062억원, 영업이익 114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0.57%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1.48% 느는 데 그쳐 이익률이 6%를 기록했다.

포스코퓨처엠은 2분기 배터리 소재 부문에서 매출은 전년 대비 81.5% 늘어난 8425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6.95% 줄어든 375억원을 기록했다. 이익률은 4.5%였다. 아직 2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엘앤에프는 매출 1조5633억원, 영업이익 647억원을 기록하며 4.14%의 이익률을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2분기 양극재 업체들은 시장 기대치보다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는데, 이는 니켈 등 양극재 핵심 광물 가격이 하락하면서 양극재 판매가격(판가)도 함께 하락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양극재 수출 평균판매단가(ASP)는 올해 4월 ㎏(킬로그램)당 52.8달러, 5월 49.6달러, 6월 47달러로 하락세를 보였다.

국내 양극재 업체들은 해외에서 주요 원재료인 니켈, 리튬 등을 수입한 뒤 이를 가공해 양극재로 만들어 판매한다. 생산한 양극재를 판매하는 시점에 원재료 가격이 더 내려가면 판가도 낮아지는 구조다. 삼원계 양극재 핵심 광물인 니켈의 경우 올해 초 톤(t)당 3만1200달러에 거래됐으나, 6월 말 2만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에코프로비엠이 경쟁사 대비 높은 이익률을 기록한 배경으로는 ‘수직 계열화’가 꼽힌다. 에코프로그룹은 2016년부터 약 2조9000억원을 투자해 2021년 포항캠퍼스를 완공했다. 여기에는 배터리 재활용, 전구체, 양극재 생산에 필요한 고순도 산소·수소 공급 등 모든 밸류체인 공정이 집적돼 있다.

에코프로CnG는 스크랩과 사용 후 배터리를 수거해 광물을 추출하고,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수산화리튬을 생산하며, 에코프로머티리얼즈와 에코프로비엠이 각각 전구체와 양극재를 생산하는 구조다. 이들 공정에 필요한 고순도의 산소와 질소는 에코프로AP가 공급하며, 현재 양극재 생산량은 연간 18만톤에 달한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포항캠퍼스에 전 생산공정에 필요한 모든 시설을 집적한 배터리 밸류체인을 구축해 물류비를 절감하고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며 “이런 강점이 알려지면서 다른 배터리 소재 회사는 물론 배터리 셀 업체, 자동차 OEM(주문자생산방식) 회사도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연산 9만t 규모의 양극재 광양공장을 중심으로 율촌산단에 ‘2차전지소재 콤플렉스’를 조성하고 있다. 이달 7일에는 중국 화유코발트, GS에너지와 합작해 만든 포스코HY클린메탈 리사이클링 공장을 준공했고, 호주 리튬 광산을 보유한 필바라 미네랄스와 설립한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은 각각 올해 10월, 내년 2월 준공을 목표로 1, 2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필바라가 제시한 연간 리튬 생산 목표(4만3000t)는 광양공장이 매년 9만t의 양극재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리튬(4만1000t) 전량을 내재화할 수 있는 양이다. 포스코퓨처엠은 “향후 원료-소재-재활용으로 이어지는 2차전지 콤플렉스가 완성되면 물류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