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제조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중견기업들도 공정 자동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디지털 전환이란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전통적인 운영 시스템을 혁신하는 것을 말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신성이엔지(011930)는 최근 관계사인 신성씨에스와 협업해 자사의 공조장비를 이용하는 기업들이 간편하게 유지·보수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엔지니어를 투입할 필요 없이 인터넷상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올해로 창사 46주년을 맞은 신성이엔지는 그간 스마트공장을 중심으로 디지털전환에 집중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디지털 전환을 고객·비즈니스로 확대하는 것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신성이엔지 관계자는 "비용 부담으로 디지털 전환이 어려운 고객사들을 위해 서비스를 출시하게 됐다"면서 "공조장비를 사용하는 기업이라면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도 디지털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지원을 예고했다. 지난달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중견기업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디지털 전환을 위한 경영혁신과 기술·공정 지원 강화를 약속했다. 이달 4일에는 중소기업의 디지털전환을 지원하는 '중소기업 스마트제조혁신 촉진에 관한 법률'(스마트제조혁신법)이 시행됐다.
중견기업을 회원사로 둔 한국중견기업연합회에서도 디지털 전환에 주목하고 있다. 중견련은 지난달 샘표식품과 덕일산업, 신영 등 중견기업 리더 20여명과 함께 디지털 전환에 성공한 자동차 부품 제조 중견기업 '선일다이파스'를 탐방했다.
선일다이파스는 1976년 선경그룹이 설립한 선경기계를 모태로 한 기업이다. 2019년 관련 업계 최초로 진천 공장을 스마트공장으로 전환하면서 이목을 끌었다. 현재 공정 불량률이 32%가량 감소한 상황이다.
과거 중견기업들은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도 실제 추진하는 사례가 많지 않았다. 지난 2021년 산업통상자원부가 중견련과 함께 실시한 중견기업 디지털 전환 실태조사에서는 조사대상 기업 416개곳 중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곳은 19.5%에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부에서 지원책을 내놓으면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다"면서 "중견기업들도 디지털 전환을 꾸준히 해야하는 과제로 받아들이고 있어 업계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