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올해 2분기 시장의 전망보다 다소 주춤한 잠정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업계의 관심은 아직 실적 발표를 하지 않은 삼성SDI(006400)와 SK온으로 옮겨가고 있다. 삼성SDI는 2분기에도 이익률 확대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지만 SK온은 2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게 증권가 전망이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2분기 실적이 매출 8조7735억원, 영업이익 611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73%, 영업이익은 213% 늘었다. 다만 올해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0.3% 늘고 영업이익은 3.4% 감소하는 데 그쳤다.

그래픽=손민균

LG에너지솔루션의 이번 2분기 실적은 증권가 평균 전망치(6882억원)보다 약 12% 낮았다. 이는 많게는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던 2분기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혜택이 실제로는 1109억원에 그쳤기 때문이다.

AMPC는 미국 내 배터리 셀, 전극활물질(배터리 양극재·음극재) 생산 설비를 갖춘 제조사에 지급되는 일종의 보조금이다. 미국 내에서 생산·판매하는 배터리 셀의 경우 1킬로와트시(kWh)당 35달러, 모듈은 10달러의 혜택을 준다.

한화투자증권(003530)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Ultium Cells) 1공장에서 생산·품질 관리를 위해 증설 속도 조절에 들어가면서 AMPC 혜택이 다소 줄었다”고 평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얼티엄셀즈의 납품처인 GM의 상반기 배터리 및 전기차 생산 속도가 기존 계획 대비 다소 더뎠기 때문”이라고 봤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미국에 3개의 합작법인(JV)을 만들고 있고, 얼티엄셀즈 1공장은 지난해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배터리 생산에 착수했다.

◇ ‘확장보다는 수익성’ 삼성SDI, 2분기도 이익 확대

미국에 진출한 국내 배터리 업체 중 비교적 후발 주자로 여겨졌던 삼성SDI는 수익성 위주의 사업 기조를 이어가면서 배터리 3사 중 가장 높은 이익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삼성SDI는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1.36% 늘어난 5조7532억원, 영업이익은 7% 늘어난 4591억원으로 전망된다. 올해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7.44%, 영업이익 22.3% 늘어난 수치다.

여기에 향후 미국 내 공장 신설로 AMPC 혜택까지 추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미국 인디애나주에 연산 23기가와트시(GWh) 규모의 공장을 짓고 있다. 이 공장들은 오는 2025년부터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SK온 미국 조지아주 공장 전경. /SK온 제공

다만, SK온은 지난 1분기에 2분기에도 적자가 지속될 전망이다. SK온은 올해 1분기 매출 3조3053억원, 영업손실 3447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업계에서는 1분기 AMPC를 실적에 반영하지 않았던 SK온이 2분기 실적에 이를 소급 적용하며 첫 분기 흑자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증권가는 올해 1~2분기 SK온의 AMPC 합계를 2000억원 전후로 예상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AMPC를 포함해도 SK온이 영업이익을 내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SK온이 2분기 964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봤고, IBK투자증권 역시 950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로선 SK온의 흑자 전환 시기는 4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001200) 연구원은 “가동 중인 SK온 공장들의 수율(완제품 중 양품의 비율)이 점차 향상되고 있다”라며 “올해 하반기 단위 고정비용이 1킬로와트시(㎾h)당 20달러 아래로 내려가면서 4분기쯤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