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003490)과 GS칼텍스가 함께 바이오항공유 실증연구 운항을 시작한다고 29일 밝혔다. 국내에서 바이오항공유 관련 연구가 진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바이오항공유 품질 등 관련 기준을 설정하고, 상용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29일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열린 '바이오항공유 실증연구 운항을 위한 업무협약(MOU)'에서 조성배 대한항공 자재 및 시설부문 총괄과 김창수 GS칼텍스 부사장이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과 GS칼텍스는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바이오항공유 실증연구 운항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협약식에는 조성배 대한항공 자재 및 시설 부문 총괄 전무, 김창수 GS칼텍스 부사장 등 양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은 지난해 10월 정부가 발표한 ‘친환경 바이오 연료 보급 확대를 위한 대체연료 활성화 로드맵’의 일환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 등 정부 부처가 주관하는 사업에 대해 양사가 실증연구 운항을 진행한다. 석유관리원과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관계기관도 참여한다.

대한항공은 인천발 국제선 항공편에 사용하기 위한 바이오항공유를 GS칼텍스를 통해 공급받을 예정이다. 실증연구 운항은 올해 하반기부터 6개월간 진행된다. 정부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사용할 바이오항공유 도입 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본격적인 국내 생산에 앞서 바이오항공유의 품질 기준을 마련하는 데도 참고한다.

바이오항공유는 지속가능항공유(Sustainable Aviation Fuel·SAF)라고도 불린다. 석유나 석탄 등 기존의 화석 자원이 아닌 동·식물성 기름, 해조류, 도시 폐기물 가스 등 친환경 원료로 만들어진다. 기존 항공유보다 탄소 배출량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 다만 가격이 일반 연료보다 2~5배 더 비싸다.

이미 해외에서는 바이오항공유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25년부터 자국 공항에서 급유하는 모든 항공기에 대해 바이오항공유를 최소 2% 이상 섞도록 했다. 미국 등 여러 국가도 세액 공제 등 바이오항공유 공급 확대를 위한 다양한 정책 지원 수단을 도입하고 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항공기 온실가스 배출량을 대폭 줄여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탄소중립(Net Zero·넷제로)’ 목표를 설정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2017년 11월 국적사 최초로 바이오항공유를 사용해 미국 시카고~인천 구간을 한 차례 운항했다. 지난해에는 파리~인천 구간 정기편 노선에도 바이오항공유를 도입했다. 글로벌 에너지기업 ‘쉘(Shell)’과도 MOU를 맺고 2026년부터 5년간 아시아·태평양 및 중동지역 공항에서 바이오항공유를 우선 공급받기로 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7월 LG화학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친환경 바이오 원료 상업화를 위한 실증플랜트를 건설 중이다. 지난 4월에는 HMM과 바이오선박유 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대한항공과 GS칼텍스는 앞으로도 탄소 감축 및 기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