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015760)이 올해 3분기 전기요금을 동결하자 기업들은 "최악은 피했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지난해부터 이미 전기요금이 50% 가까이 올라 기업들은 에너지 절감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전력은 올해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현재와 같은 1㎾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21일 발표했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과 전력량 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 조정단가 등으로 구성된다. 연료비 조정단가가 그대로인 상황에서 다른 전기요금 항목도 조정하지 않아 3분기 전기요금이 사실상 동결됐다.
철강·금속, 반도체, 정유, 시멘트 등 전력 사용량이 많은 기업들은 추가 인상이 이어지지 않은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전기요금이 더 올랐다면 부담이 컸을 텐데 한숨 돌렸다"라고 말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제 마진(석유제품 가격 - 원료비)이 회복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추가 비용 부담을 덜어 다행"이라고 했다.
하지만 전기요금이 그동안 가파르게 올라왔던 점을 고려할 때 전기 요금이 인하로 바뀌기 전까지 비용 부담은 계속될 전망이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2021년 ㎾h당 105.5원에서 현재 154.6원으로 46.5% 올랐다. 국내 전력 소비량 1위 기업인 삼성전자(005930)의 경우 올해 1분기 전기·가스비 등 유틸리티 비용으로 1조2281억원을 썼는데, 지난해 동기보다 47.5%(3955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000660)의 동력 및 수도·광열비도 48.6% 증가한 5152억원을 기록했다.
기업들은 에너지 절감에 집중하고 있다. 포스코는 최근 포항제철소 내 열연 생산시설에 공장에너지관리시스템(FEMS)을 도입해 시범 운영 중이다. 제철소 전체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FEMS는 공장 내 설비 상태나 에너지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해 최적의 에너지 효율을 내는 시스템이다. 보통 FEMS를 적용하면 에너지 사용을 10%가량 줄일 수 있다. 앞서 LG화학(051910)은 충북 오창공장에, LS ELECTRIC(010120)은 충북 청주2사업장에 FEMS를 적용했다.
에너지 절약 캠페인도 이어지고 있다. HD현대중공업(329180)은 냉방 온도 26도 이상, 자리 비울 때 조명 끄기, 사용하지 않는 전시 설비 코드 뽑기, 4층 이하는 엘리베이터 이용 자제 등의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실내 온도를 26도 이상으로 유지하면 하루 0.6㎾h만큼의 전기를 아낄 수 있다. HD현대중공업은 2025년까지 공장의 에너지 사용량을 늘 점검할 수 있는 통합 에너지 관리 시스템 플랫폼도 구축하기로 했다.
코오롱(002020)과 HD현대(267250), 한화오션(042660) 등이 자율 복장제를 운영하는 것도 에너지 절감과 맞물려 있다. 회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정장 차림이 아닌 평상복도 허용하는 것이 골자다. 사무실에서 반팔이나 반바지를 입으면 하루 1.2㎾h를 절전하는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