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2~24일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이 예정된 가운데, 한국 측 경제사절단에 방산 업체 대표들이 포함되며 방산 수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은 숙원인 수리온(KUH-1) 헬기의 최초 수출을 기대하고 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K9 자주포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21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이번 윤 대통령의 베트남 순방 일정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205명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한다. 여기에는 김동관 한화(000880)그룹 부회장,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장, 강구영 KAI 사장 등 방산 업체 최고 경영자들도 포함됐다.
통상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 간 방산 협력이 강화돼 온 전례를 고려하면, 이번 베트남 방문에서도 신규 계약 등의 소식이 들려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KAI는 지난 1월 윤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국빈 방문 당시 UAE와 ‘다목적 수송기 국제공동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베트남 정부는 향후 5~7년간 20억달러(약 2조6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군 현대화 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베트남은 그간 군 무기의 약 80%를 러시아로부터 수입했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이 러시아를 제재하자 러시아산 무기 구매 비중을 줄여가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당시 국가주석이 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방산 협력 확대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KAI는 올해로 전력화 10주년을 맞은 수리온 헬기의 최초 수출에 기대를 걸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노후화된 군용 헬기를 교체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KAI 관계자는 “수리온은 지난 2013년 전력화 이후 10년 동안 국내에서 군용 및 관용 헬기로 200여대가 운용됐다”며 “성능과 후속지원에 대한 신뢰가 높아져 헬기 교체 수요국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베트남은 최근 인접국 말레이시아에 수출한 FA-50 경공격기에도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FA-50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이른 시일 안에 전력 보강을 원하는 국가들로부터 가성비가 좋은 전투기로 평가받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의 베트남 진출을 기대하고 있다. K9 자주포는 한국을 포함해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이집트, 인도, 튀르키예, 폴란드, 핀란드, 호주 등 세계 아홉 개 국가에서 운용되고 있어 신뢰도가 높다. 세계 자주포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도 60%가 넘는다.
베트남도 K9 자주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판 반 쟝 베트남 국방장관은 방한 기간 중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경영진을 만나 방산 협력에 대해 논의했고, 육군 부대를 방문해 실전에 배치된 K9 자주포를 둘러보기도 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18년부터 베트남 하노이 인근 화락 하이테크 단지에 항공기 엔진 부품 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베트남과의 협력 관계도 돈독한 상황이다. 한화시스템(272210)도 베트남에 자회사를 설립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지원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순방에 김동관 부회장이 직접 현지 공장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