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H&Q코리아를 백기사로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양측 거래가 성사될 경우 H&Q코리아는 한라그룹의 만도(HL만도(204320)) 재인수 건에 이어 현대가와 두번째 인연을 맺게 된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현 회장 측은 H&Q코리아를 대상으로 현대네트워크의 전환사채(CB)와 현대네트워크 소유의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바탕으로 한 교환사채(EB)를 발행할 계획이다. 현대네트워크는 현 회장과 그의 자녀들이 지분을 100% 보유한 가족회사다. 이와 함께 현 회장이 직접 보유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일부도 H&Q코리아에 넘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 회장 측은 이런 방식으로 총 3000억원을 마련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현 회장 측이 만기 시점까지 CB와 EB를 상환하지 못하면 H&Q코리아는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을 갖게 된다. 현대그룹 측은 H&Q와의 협상과 관련해 밝힐 입장이 없다고 전했다.
현 회장은 이렇게 마련한 자금을 최근 경영권 방어를 위해 엠캐피탈로부터 빌린 돈을 상환하는 데 쓸 것으로 보인다. 현 회장은 대법원의 배상 판결에 따라 현대엘리베이터에 배상할 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4월 13일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담보로 엠캐피탈에서 돈을 빌렸다. 이자는 연 12%로 4개월 만기의 초단기 대출이다.
현대엘리베이터 2대 주주인 쉰들러홀딩스는 2014년 현 회장 등이 파생금융상품 계약으로 현대엘리베이터에 손해를 입혔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대법원은 1700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H&Q코리아는 업계에서 기업 오너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효자손'으로 불린다. 단순히 매물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팔기보다는 중장기적으로 대주주와 서로 이익이 되도록 협력관계를 이룬다는 평가다.
한라그룹이 자동차 부품 회사 만도를 인수할 때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한라그룹은 1999년에 만도를 해외에 매각했다가 2008년에 재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한라그룹은 H&Q, KCC(002380), 산업은행과 합작해 기존 최대주주 선세이지가 보유한 만도 지분 72.14% 전량을 6515억원에 인수했다. H&Q는 이 중 750억원을 투자했는데, 이후 만도가 재상장에 성공하면서 2010년 8월에 1536억원을 회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