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프로젝트 관리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글로벌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포럼(Global Project Management Forum·이하 GPMF)’이 12일부터 13일(현지시각)까지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개최됐다. 올해 포럼의 주빈국으로서 한국의 기업들도 대거 참석해 사우디 내 대형 프로젝트 발주 기관·기업들과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6월 12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GPMF 개회식 모습. /김우영 기자

GPMF에 따르면 이번 포럼에는 사우디국부펀드(PIF), 사우디해수담수청(SWCC) 등 사우디 현지 기관뿐 아니라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 글로벌 컨설팅 기업 KPMG와 EY 등 20여 개 기업과 기관이 참가했다. 이들은 포럼 현장에 부스를 마련하고, 각자의 프로젝트 관리 기술과 솔루션을 홍보했다. 일반 참가객까지 포함해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1만여 명이 모였다고 한다.

바드르 버르세이드 GPMF 회장은 행사 첫날 개회사에서 “이번 포럼의 목표는 사우디의 새로운 경제 활동 영역을 전 세계에 소개하는 것”이라며 “아울러 경제 발전의 수레바퀴를 앞당겨 ‘비전 2030′을 성공적으로 실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비전2030은 사우디 정부가 2016년 발표한 국가 개조 프로젝트다. 석유 산업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에서 벗어나 미래형 첨단 제조 국가로 전환하겠다는 게 골자다.

6월 12일(현지시각) 국내 스마트 건설 스타트업 스패너의 홍보 부스를 찾은 바드르 버르세이드 GPMF 회장과 박준용 주사우디 한국 대사가 대화하고 있다. /김우영 기자

GPMF는 올해 행사의 주빈국으로 한국을 선정했다. 축사에 나선 박준용 주사우디 한국 대사는 삼환기업(현 SM삼환기업)의 고(故) 최종환 창업 회장을 언급하며 양국이 인연을 맺은 일화를 소개했다. 최 회장은 1973년 국내 건설사 중 최초로 사우디 고속도로 공사를 수주한 인물이다. 박 대사는 “(최 회장) 이후 많은 국내 기업들이 사우디에 진출하게 됐고, 지난 50년간 한국 경제뿐 아니라 사우디 현대화에도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GPMF의 초청을 받은 국내 기업들도 이번 포럼에 대거 참가했다. 건설엔지니어링 전문기업 도화엔지니어링과 건축설계·감리기업 희림(037440), 푸드테크 로봇기업 웨이브, 건설현장 통합감시플랫폼 일마니, 스마트 주차 솔루션 기업 베스텔라랩, 드론 데이터 플랫폼 기업 엔젤스윙 등이다. 특히 메타버스 아바타 기업 갤럭시코퍼레이션은 개회식에서 버르세이드 회장의 3D 아바타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틀간 이뤄진 이번 행사에서 사우디 현지 기업·기관들과 국내 기업 간의 교류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도화엔지니어링 관계자는 “PIF 산하의 많은 자회사와 SWCC 등 사우디 내 대형 프로젝트의 발주처들이 부스를 찾아왔다”며 “덕분에 우리의 강점을 소개할 기회가 많았다”고 말했다.

6월 13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한국 기업들과 사우디 기관들 간의 라운드테이블. /GPMF 제공

행사 이튿날에는 GPMF 주최로 박준용 대사가 참석한 가운데, 국내 기업들과 사우디 기관들 간의 라운드테이블이 열렸다. 사우디자치행정주택부(MOMRAH)의 압둘라 수하이미 차관과 사우디 서부 도시 제다의 개발을 주관하는 ‘제다 센트럴 디벨롭먼트(Jeddah Central Development)’의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했다. 사우디 측이 먼저 자신들이 추진 중인 프로젝트를 소개했고, 이어 국내 기업들이 해당 프로젝트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간단히 발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MOMRAH 관계자는 “우리는 한국과 파트너십을 늘리는 데 기대가 크다”며 “특히 한국의 드론과 인공지능(AI) 분야가 주요 관심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