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모듈 제조에 사용되는 폴리실리콘 가격이 지난해 고점 대비 70% 급락하면서 국내 유일 폴리실리콘 제조업체인 OCI홀딩스(010060)의 실적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다만 OCI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위구르 강제노동방지법(UFLPA) 등으로 비(非)중국산 폴리실리콘 수요가 늘자, 평균보다 비싼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며 손실을 최소화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에 있는 모듈 제조 자회사도 IRA 혜택을 받게 돼 업황 부진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래픽=정서희

12일 태양광 시장 조사업체 PV인사이트에 따르면 6월 첫째 주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평균 가격은 ㎏당 10.96달러로 전주(13.5달러) 대비 19% 떨어지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 약 38달러와 비교하면 고점 대비 70% 넘게 하락한 것이다. 분기당 평균 ㎏당 폴리실리콘 가격은 작년 3분기 37.37달러 → 작년 4분기 32.39달러 → 올해 1분기 23.7달러로 17주 연속 하락했다.

폴리실리콘 가격이 급락하는 이유는 중국 업체의 대규모 증설 때문이다. 지난 2021년부터 폴리실리콘 가격이 치솟자 제조 업체들이 공장을 증설하기 시작했고, 이에 따른 공급 증가로 재고가 쌓이며 폴리실리콘 가격은 지난해 12월부터 ㎏당 20달러 이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최근의 폴리실리콘 가격 급락에도 OCI홀딩스는 손실 폭을 줄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IRA가 시행되면서 태양광 수요는 늘어나는데, 중국 신장 지역에서 생산되는 폴리실리콘의 수입은 규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해 6월 중국 신장 지역의 제품 수입을 규제하는 ‘위구르 강제노동방지법’을 의결했다. 중국은 세계 폴리실리콘 제조량의 85%를 차지하는데, 이 중 절반가량이 신장에서 생산된다.

그래픽=손민균

업계에 따르면 비중국산 폴리실리콘은 중국산 폴리실리콘보다 40%가량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006800) 연구원은 “OCI홀딩스의 폴리실리콘 평균 단가는 2분기가 바닥일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OCI홀딩스는 올해 1분기 실적발표회에서 2분기 전망에 대해 “IRA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중국산 폴리실리콘 제품을 사용하는데 제약이 있기 때문에 OCI 같은 비중국산 제품의 프리미엄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OCI홀딩스는 공장을 말레이시아로 옮기며 생산 원가를 크게 줄인 상태다. 지난 2020년 초까지만 해도 국내 군산공장에서 태양광 폴리실리콘을 제조했지만, 수익성 개선을 위해 말레이시아로 거점을 옮겼다. 말레이시아는 한국보다 공업용 전기료가 저렴한데, 전기료는 폴리실리콘 생산 비용의 약 40%를 차지한다. OCI홀딩스의 말레이시아 공장 생산량은 연 3만5000톤 수준으로, 세계 7위에 달한다.

OCI홀딩스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 생산 공장. /OCI홀딩스 제공

OCI홀딩스는 미국 텍사스주에 있는 태양광 모듈 제조 자회사인 미션솔라에너지 공장도 증설하고 있다. 4000만달러(약 520억원)를 투자해 기존 주거용 모듈 외에 상업용 및 산업용 모듈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고출력·고효율 제품을 생산한다는 목표다.

증설을 통해 모듈 생산 능력은 210㎿(메가와트)에서 1GW(기가와트)로 약 5배 늘어나게 된다. OCI홀딩스는 미국의 IRA 시행으로 올해부터 10년간 최대 5억6000만달러(약 8000억원)의 모듈 생산 지원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IRA에 따르면 미국에서 만든 태양광 모듈은 와트(W)당 7센트의 세금이 감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