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폴란드 국방 관계자들이 한국을 찾아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의 폴란드 수출형 경공격기 ‘FA-50GF’ 1호기 출고식에 참석한 가운데, 이 자리에 있던 폴란드 공군 사령관이 자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FA-50의 향후 운용 계획 등을 밝혔다.

12일 폴란드 국영통신 PAP(Polska Agencja Prasowa)에 따르면 이레네우스 노박(Ireneusz Nowak) 폴란드 공군 사령관은 최근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KAI의 FA-50을 “훈련 기능도 갖춘 전투기(samolot bojowy z funkcją szkolną)”라고 설명했다. 통상 전투기는 한번 가동할 때 비용이 많이 들어 비용이 적게 드는 훈련기를 따로 두는 경우가 많은데, FA-50은 유지비가 적게 들어 훈련기로도 사용할 수 있다.

FA-50은 국산 고등훈련기 T-50을 개량한 것으로 가격은 다른 4.5세대 전투기의 절반 수준인 6200만달러(약 800억원)다. 시간당 유지 비용도 다른 4.5세대 전투기의 30% 정도인 3500달러(약 450만원)로 알려져 있다. FA-50은 조종사 2명이 탑승할 수 있는 복좌 형태로 제작돼 훈련생과 교관이 동승할 수 있다.

이레네우스 노박(Ireneusz Nowak) 폴란드 공군 사령관./트위터 캡처

노박 사령관은 “FA-50은 약 1시간의 비행에서 1.5톤가량의 연료를 소비했다. 만약 F-16 기종이었다면 3.5톤이 들었을 것”이라며 “이 숫자만 봐도 폴란드 공군이 훈련 비용을 절감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폴란드 공군은 MiG-29 14대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했고, 현재는 1개 대대만 남아있다. 비행기가 없으면 조종사도 잃게 된다”며 “폴란드 제1전술비행단에 있는 수십명의 조종사들을 가능한 한 빨리 훈련시킬 필요가 있다. 만약 FA-50을 구매하지 않았다면 비행단 전체를 청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일 이레네우스 노박(왼쪽부터) 폴란드 공군사령관,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장관, 강구영 KAI 사장이 폴란드 수출형 FA-50GF 1호기 출고식에 참석했다./KAI 제공

현재 폴란드 공군 소속 조종사 8명은 한국에서 비행 교육을 이수하고 있다. 오는 8월부터 FA-50이 순차대로 인도되면 폴란드 현지에서 조종사 훈련에 투입될 예정이다.

FA-50은 실전에 투입될 경우 적기와 직접 맞닥뜨리기보다는 지상 폭격과 순항 미사일(자체 동력을 가진 채 날아가는 미사일) 격추 등의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노박 사령관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가장 큰 공중 위협은 지상 약 100m 고도에서 매우 낮게 비행하는 순항 미사일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FA-50에는 순항 미사일 탐지와 격추에 적합한 레이더가 탑재돼 있다”고 말했다.

KAI는 올해 연말까지 조기 인도분 12대를 모두 폴란드로 보낼 계획이다. 나머지 36대는 성능개량 버전인 FA-50PL(Poland) 형상으로 2025년 하반기부터 2028년까지 납품할 예정이다.

KAI의 폴란드 수출형 경공격기 FA-50GF. /KAI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