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충남을 찾아 농업인을 격려하는 현장에서 자율주행 이앙기(모를 논에 옮겨 심는 기계)를 시승했다. 윤 대통령이 탄 이앙기는 업계 1위 기업 대동(000490)이 아닌 2위 기업 TYM(002900)이 지난달 선보인 RGO-690 모델이다. 윤 대통령이 TYM의 제품을 탄 이유는 이 제품이 정부가 새로 마련한 검정 기준을 통과한 첫 번째 자율주행 농기계이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이 TYM에 요청해 시승이 이뤄졌다.

RGO-690은 정부의 자율주행 시스템 국가 형식 검사를 처음으로 통과한 자율주행 이앙기다. RGO-690에 쓰인 관성항법장치(INS), 경로 생성, 경로 추종 등 소프트웨어와 자율주행 컨트롤러, 콘솔 등 하드웨어는 TYM의 독자 기술로 개발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충남 부여군 임천면 '꿈에영농조합법인'의 모내기 작업 현장을 방문해 자율주행이앙기를 시승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현행법에 따르면 국내에서 농기계를 판매하려면 농림축산식품부가 정한 검정 기준을 통과해야 하는데, 자율주행 농기계 검정 기준은 올해 초 새롭게 마련됐다. 검정은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 농림부로부터 위탁받아 진행하고 있다. 농림부 관계자는 “기업들이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한 농기계를 양산한 지는 몇 년 됐지만 국내에는 공식 인증 시험이 없어 이번에 새롭게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TYM은 지난 5월 12일 RGO-690과 T130(트랙터) 두 모델이 검정을 통과했고 LS엠트론 트랙터 2종도 지난달 말 자율주행 검정을 통과했다. 기존엔 각 자율주행 단계에 대해 농림부가 정한 기준은 있었으나, 이 기준을 충족하는지 등을 평가할 시험이 없어 기업이 자체적으로 단계를 매겨왔다.

농기계 자율주행 단계는 총 4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단순 직진, 2단계는 작업 경로 자동 생성이 가능하다. 3단계부터는 주행뿐만 아니라 작업도 자동화가 가능해 사람 개입을 최소화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시승한 RGO-690은 2단계 자율주행 모델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시승해 화제가 된 TYM의 2단계 자율주행 이앙기 RGO-690. 지난 5월 국내 최초로 정부의 자율주행 농기계 인증을 받았다. /TYM 제공

TYM 관계자는 “점차 자율주행 기능을 고도화해 작업 주행 경로 오차와 선회 진입 경로 오차를 7㎝ 이내로 확보할 것”이라며 “향후 이앙기와 트랙터는 물론 콤바인 등 여러 농기계에 자율주행 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TYM 이앙기와 트랙터가 국내 최초로 개발된 자율주행 농기계는 아니다. 대동은 2019년에 처음으로 1단계 자율주행 이앙기를 양산했다. 트랙터는 2021년부터 1단계 자율주행 모델을 양산했다.

대동은 그간 자체적으로 매겼던 각 자율주행 단계에 대한 정부 인증을 추진한다. 대동 관계자는 “이달 중 트랙터와 콤바인 2단계 검정 시험을 신청했다”며 “9월 출시 목표로 3단계 자율주행 트랙터와 콤바인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