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9일 "최근 한·일 관계가 연이은 정상회담 등으로 중대한 시기를 맞고 있는데 관계 강화와 함께 경제 협력을 하기 위해 민간에서 움직일 시점이 됐다"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날 오전 9시 부산 시그니엘 호텔에서 열린 '제12회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 참석해 "일본 속담에 '산닌 유레바 문주로 지혜(さんにんよればもんじゅのちえ)라는 말이 있는데, 세 사람이 모이면 문수보살과 같은 좋은 지혜가 나온다는 의미"라며 "여러 명이 힘을 합치면 좋은 지혜가 나올 수 있는데, 이번 자리가 한일 간 새로운 도전 과제에 대해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최태원(앞줄 오른쪽 두번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고바야시 켄(앞줄 오른쪽 세번째) 일본상의 회장과 함께 9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호텔에서 열린 제12회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어 "대한상의 회장이기도 하지만 2030년 부산 세계박람회 공동 유치위원장이기도 하다"며 "부산엑스포는 전 세계적인 도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다. 2025 일본 엑스포와도 하나의 솔루션 플랫폼으로 연결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고바야시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한국과 일본의 산업계는 상호보완 관계이고 먹고 입는 것부터 반도체까지 공급망이 잘 구축돼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긴밀한 관계"라며 "두 나라 모두 저출산, 고령화, 디지털 탄소중립 등 다양한 공통 과제를 갖고 있어 한일 기업이 지혜를 나누고 미래 지향적인 협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1~4월 해외에서 온 방일 관광객 중 30%(206만7000명)가 한국에서 왔고, 같은 기간 해외에서 한국을 방문한 관광객 중 약 20%(48만1000명)가 일본에서 왔다"며 "각각 상대 국가를 방문한 외국인 1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한일 자매도시 간 지방 교류 확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제 교류가 확대되길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9일 부산 시그니엘호텔에서 일본상공회의소와 함께 '제12회 한일상공회의소회장단회의'를 개최했다./대한상의 제공

한일 상의 회장단 회의는 전국 73개 지역 상의가 있는 대한상의와 전국 515개 지역 상의를 운영하는 일본상의가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다. 2001년부터 2017년까지 매년 양국을 오가며 열렸으나 한일 관계가 냉각되면서 2018년부터 중단됐다.

지난 6일 테니스를 치다가 발목 아킬레스건이 파열된 최 회장은 이날 오전 8시 55분쯤에 휠체어를 타고 4층에 도착했고 엘리베이터 앞에서 목발로 교체한 뒤 행사장으로 걸어서 들어갔다. 엘리베이터 앞에는 고바야시 켄 일본 상공회의소 회장이 마중을 나와 함께 걸었다.

고바야시 회장은 "괜찮으세요. 다시 만나서 반갑다"며 안부를 물었고 최 회장은 "다리 인대가 끊어진 것 같지만 괜찮다"라고 답했다. 고바야시 회장은 목발을 짚은 최 회장의 걸음 속도가 빨랐는지 "슬로리, 슬로리(천천히 천천히)"라고 했다.

최 회장이 "저희가 회장님을 잘 모셔야 하는데 제가 이렇게 돼서 회장님이 오히려 저를 돌봐주시네요"라고 말하자 고바야시 회장은 최 회장의 어깨를 감싸며 "다이조부, 다이조부(괜찮습니다), 제가 뒤에서 휠체어를 밀었으면 좋을 뻔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한일 상의는 ▲양국 공통과제 해결을 위한 협력 촉진 ▲지방 차원의 교류 재개 ▲2025 오사카엑스포 개최 협력 및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상호 협력 등을 담은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