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10명 중 6명은 내년 최저임금을 동결하거나 내려야 한다는 의견이다. 자영업자 10명 중 4명은 현재 최저임금(9620원)도 경영에 부담되는 수준이라고 답했다.

지난달 31일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 현수막이 걸려있다. /뉴스1

4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최저임금 및 경영·근로 실태 설문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 58.4%는 내년 최저임금을 동결(47.2%)하거나 인하(11.7%)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전경련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8일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자영업자 가운데 최저임금을 동결하거나 인하해야 한다고 답한 비중은 숙박·음식점업(67.5%)과 교육서비스업(65.6%)에서 높게 나타났다. 숙박·음식점업의 경우 최근 식재료비 상승으로 물가 부담이 커진 데다 소비 부진까지 맞물리며 인건비 인상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게 전경련의 설명이다.

응답자의 10명 중 4명인 43.2%는 ‘현행 최저임금(시급 9620원)도 경영에 부담이 된다’고 답했다. 현재 수준에 ‘부담이 없다’고 답한 비중은 24.4%에 그쳤다.

내년 최저임금을 인상할 경우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질문에는 절반이 넘는 응답자인 55.0%가 ‘현재도 이미 고용 여력이 없다’고 답했다. 최저임금을 1~3% 인상하면 9.6%, 3~6% 인상 시 7.2%가 고용을 포기하거나 기존 직원 해고를 고려해야 한다고 답했다.

폐업을 고려해야 하는 최저임금 인상분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 36.2%가 ‘이미 현재도 한계 상황’이라고 답했다. 최저임금을 1~3% 인상할 경우 7.6%, 3~6% 인상하면 5.2%가 폐업을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전경련은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직전(5.0%)보다 소폭 높은 5%대 후반(5.9%)으로 정할 경우 자영업자의 약 절반(49.0%)이 폐업을 고려할 만큼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했다.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 제도와 관련해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한 최저임금 인상률 제한(28.2%)’을 가장 시급한 개선과제로 꼽았다. ‘업종별·지역별 차등 적용’(26.2%), ‘영세·중소기업에 대해 최저임금 상승분 지원 확대’(13.8%) 등이 뒤를 이었다.